경남 사천 출신으로 소학교 3학년 학력이 전부인 고인은 19세 때 인근 삼천포중 국어교사였던 시조시인 김상옥에게서 청자 사금파리 하나를 얻은 것을 계기로, 우리 그릇 재현에 평생을 바친 장인이다. 그는 특히 부산에서 일본 도예인들과 교류하면서 일본에서는 ‘이도다완’으로 불리지만 원래 진주 지방의 제기였던 황도사발, 즉 조선 막사발을 재현하기로 결심하고 1968년 말 마침내 자연유약을 바른 황도사발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1975년부터 일본에서 여러 차례 전시회를 열어 일본인들을 매료시켰으며 1979년 6월에는 서울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열어 임진왜란 후 대가 끊긴 것으로만 여겨 왔던 노란 유약 사발과 연회 항아리 등을 공개했다.
공교롭게도 고인이 타계한 이날 1년 6개월 전부터 추진해 오던 자서전 ‘흙과 불 그리고 혼-사기장 신정희’를 펴낸 북인출판사 측은 “최근 1주일 사이 갑자기 선생의 병세가 나빠졌다”며 안타까워했다.
발인은 22일 오전 9시. 고인의 가마가 있던 경남 양산시 통도사 경내에서 다비식이 치러질 예정이다. 장지는 경북 영천의 국립영천호국원. 051-583-890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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