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원은 23일 오후 일본 도쿄 사이타마 수퍼 아레나에서 진행된 '2007 Live-With You' 투어에서 자필로 작성한 편지를 꺼내들어 "네가 떠나간 지도 벌써 다섯 달이 지났구나. 잘 지내고 있지"라고 말문을 열었다.
류시원은 고인과 1996년 SBS 드라마 '행복은 우리가슴에'에 함께 출연하면서부터 친오빠처럼 지내왔다.
류시원은 "네가 그렇게 힘들고 아파할 때 오빠로서 해준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게 얼마나 미안했던지...네가 힘들 때 전화해서 바쁘냐고 밥 한 번 사달라고 했던 것 기억하니.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늘 웃던 네가 자랑스러웠는데 이제는 그 모습을 볼 수 없구나. 지금도 거기에서 웃고 있지. 늘 네가 그랬듯 밝게 웃어야 돼"라며 울먹였다.
"오늘 오빠는 많은 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 이 행복한 시간을 혼자 보내는 게 내 욕심인 것 같아 이렇게 편지를 보낸다. 여기 있는 사람들도 네가 행복하기를 바라고 있을 거야. 세상에는 따뜻하고 이렇게 좋은 사람이 많아. 늘 아팠던 마음도 오늘로서 떠나보내려고 한다. 얼마 전 네 생일이었잖니 널 위해 작게나마 선물을 마련했다. 못다 이룬 너의 꿈 사랑 모두 이루기를 바란다. 생일 축하해."
낭독이 끝나자마자 류시원이 고인과 생전에 찍은 사진이 공개됐고 1만7000여 관객들은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는 두 사람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앞서 류시원은 공연 전 취재진을 만나 "앨범에 한국노래를 꼭 수록하고 내가 작사를 하는데 1월 일본에서 레코딩 작업 당시 유니 소식을 전해왔다"며 "마침 가사를 못 쓰고 있었는데 유니 생각이 나서 가사를 썼다"고 밝혔다.
류시원은 일본팬에게 다소 어색한 장면이 연출될 것을 우려한 듯 "일본팬들에게 이슈가 되기보다 얼마전 생일인 유니에게 작은 선물을 준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제 일본팬들은 모든 것을 받아주셔서 좋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류시원이 부른 '왜...왜..' 가사
마냥 웃으며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은데
늘 그랬듯 환히 웃으며 내게 다가와줘요
함께 했었던 사진 속에 너의 미소 보고파
마나자던 그 약속 뒤로 떠나가 버린 네 모습
왜 왜 그렇게 가니 아직 못다한 게 너무 많잖아
아직은 아냐 이제부터인데 지금부터가 시작인데
하지만 이제 너의 모습 볼 수 없어 그리워
아파하는 널 사랑했던 모든 것들이 울잖아
왜 왜 힘들어했니 혼자 아파하며 울곤 했었니
말하지 함께 할 수 있었는데 같이 하고 싶었었는데
이젠 행복해야 해 그곳에서 남은 꿈을 펼쳐봐
세상 모두 네가 행복하길 바라고 있을게
부디 편히 쉬길 바래 잊지 않을게
사이타마(일본)=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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