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선발대회에서 참가자를 소개하는 멘트다. 여기서 ‘34-24-35’란 수치는 이상적인 여성의 몸매다. 이 수치에 근접할수록 여성의 몸매는 ‘S라인’에 가까워진다.
지난달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2007년 미스유니버스대회 본선에서 4위에 오른 이하늬의 공식 신체 사이즈는 ‘34-24-36’. 균형 잡힌 몸매로 완벽한 S라인을 자랑한다.
○ 몸이 만들어 내는 선
인간의 몸에는 S라인 말고도 수많은 라인이 존재한다. 군살 없이 매끈한 등 라인을 나타내는 ‘Y라인’, 남성의 가슴과 어깨 근육이 어우러지면서 만들어 내는 ‘M라인’, 갸름한 턱과 볼륨 있는 가슴을 의미하는 ‘V라인’, 중년 남성의 불룩 튀어나온 배를 뜻하는 ‘D라인’….
‘라인(Line)’은 옷을 입었을 때 전체적으로 드러나는 실루엣, 맵시를 나타내는 말이다. 최근 몸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행어가 됐다.
○ 시대에 따라 몸매 기준 달라
“두꺼비에게 미(美)가 뭐냐고 물으면 툭 튀어나온 커다란 눈과 귀밑까지 찢어진 큰 입을 말할 것이다. 아프리카인에게 물어보면 검은 피부와 납작한 코를 꼽을 것이다. 악마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면 두 개의 뿔과 엉덩이 꼬리를 지목할 것이다.”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는 아름다움의 상대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미는 상대적인 개념이란 것이다. 시대와 지역에 따라 아름다움의 기준은 달라진다.
고대에는 발렌도르프의 비너스 상처럼 가슴이 처지고 뱃살이 풍부한 B라인 몸매가 최고였다. 지금은 뚱뚱하고 볼품없는 몸매로 평가받지만 당시에는 다산(多産)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13∼16세기에는 가느다란 몸매에 가슴이 작고 배는 홀쭉한 I라인 여성이 미인 대접을 받았다.
17, 18세기에는 남자나 여자나 풍만한 몸집을 아름답다고 여겼다. 적당히 살찐 모습은 신분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나타내는 상징이었다. 당시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적당히 살쪄 보이기 위해 옷의 허리와 허벅지 부위에 솜을 넣었다. 여성들은 코르셋으로 조여 입었지만 풍성한 가슴과 살찐 팔뚝, 둔부를 강조했다.
19세기 들어 가슴이 작으면 밀랍으로 모자라는 부분을 채우기 시작했다. 요즘과 비슷한 몸매의 기준이 생겼다.
○ 하체가 풍만해야 미인이던 시절
조선시대에는 풍만한 하체를 지녀야 미인이었다. 엉덩이가 커 보이도록 길고 폭 넓은 치마 속에 7, 8겹의 속옷을 겹쳐 입는 것이 유행했다.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에 나오는 여인은 상체는 가냘프지만 하체는 풍성한 느낌을 준다. 전쟁과 전염병 등으로 노동력 상실이 컸던 조선 후기로 갈수록 풍만한 허벅지와 엉덩이 선호 경향은 두드러졌다. 풍만한 하체는 다산의 상징이었다.
중국과 일본도 마찬가지. 당나라의 양귀비가 풍성한 몸매를 자랑했고, 11세기에 나온 일본 최초의 장편소설 ‘겐지모노가타리’도 ‘포동포동한 여인’을 미녀로 묘사했다.
○ 몸매의 적, 셀룰라이트
미국의 팝 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최근 파파라치에게 찍힌 사진 한 장으로 성형수술 부작용 의혹을 샀다. 허벅지와 엉덩이에 셀룰라이트가 선명하게 보이는 사진이었다.
셀룰라이트는 오래된 지방세포끼리 뭉쳐 섬유화한 것. 주로 목 뒷부분, 팔뚝, 엉덩이, 아랫배, 허벅지에 생긴다. 엄지와 검지, 중지로 잡은 다음 잡아당기면서 옆으로 이동할 때 아픈 부위가 바로 셀룰라이트가 생성된 곳이다.
셀룰라이트는 일단 생기면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을 열심히 해도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 보디 라인 최대의 적이다. 심해지면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우툴두툴해져 체형이 엉망이 된다.
셀룰라이트를 없애려면 문제의 부위를 마사지한 뒤 유산소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 건강미와 섹시함을 겸비해야
요즘은 그냥 날씬한 몸매가 아니라 건강미와 섹시함을 함께 갖춘 몸매를 아름답다고 여긴다. 신체 치수와 몸무게의 많고 적음보다는 탄력 있는 피부와 볼륨감이 관건이다. 몸의 균형을 이루는 가슴과 엉덩이, 날씬한 허리가 어우러져 볼륨감이 있는 몸매를 최고로 친다.
특히 남성은 탄탄한 복근과 가슴, 징그럽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근육이 붙은 몸매가 멋진 몸매로 꼽힌다. 여성도 약간의 근육이 있는 팔과 다리로 탄력 있고 단단한 느낌을 주면서 군살이 없는 몸매가 예쁜 몸매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매를 가꾸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과 스트레칭을 하고 바른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달리기보다는 걷는 운동이 좋고, 자주 움직이는 습관이 몸무게 감량과 활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아침식사는 거르지 말아야 하며 잠들기 3시간 전에는 속을 비워야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과 채소, 과일을 섭취하면 변비를 없애고 군살이 생기지 않는 효과가 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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