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이모시대]<下>‘이모’는 아무나 되나

  • 입력 2007년 6월 29일 03시 01분


《가사도우미는 주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요즘은 도움 분야가 세분되면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추세다. 육아(베이비 시터)나 요리는 물론이요 청소, 산후조리, 병 수발(간병인)에서 노인들의 외출 동행과 말벗이 되어 주는 실버도우미까지 등장했다.

서비스 형태가 차별화되면서 보수도 계약 조건에 따라 시급, 일급, 월급제로 다양하다. 이런 도우미들을 어디서 구하고, 구했다면 어떻게 지내야 할까. 》

▼‘이모’는 아무나 되나▼

주위 및 지인의 소개로 인연을 찾기 어렵다면 YWCA나 사회복지관을 이용하거나 용역 업체를 이용한다. 인터넷상에서도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업체가 많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예전엔 가사도우미에게 무슨 자격증이 필요하겠냐면서 굳이 자신의 경력을 홍보하지 않았는데 요즘엔 간호·조리·교사 자격증이나 학력, 교육 관련 전공 등 세밀한 내용을 제시하면서 몸값을 올리려는 구직자가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만큼 도우미 분야에도 프로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목소리도 당당해졌다. 실제로 한 용역업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구직자들의 다양한 ‘자기 홍보’가 있었다.

‘학습지 교사 3년 경력 있고요. 학교와 학원 숙제, 학습지 체크는 물론 살림도 깔끔하게 할 자신 있습니다. 요리도 자신 있어요.’

‘간호 보조사 경력 있어요. 정성스럽게 간병하겠습니다.’

‘초등학생 두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다른 일보다 아이와 함께 있는 것이 좋아 아이 돌보기를 원합니다. 제가 사는 지역이면 더 좋겠지만 승용차가 있으니 어디든 달려갈 수 있습니다. 토요일, 박물관 관람·여행 등 외부활동도 가능합니다. 좋은 이모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여성취업 관련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도 이처럼 당당하고 적극적인 ‘프러포즈’가 적지 않다. 인터넷 주부동호회 김찬숙(46) 씨는 “동호회 게시판에도 가사도우미에 대한 단상이 가끔 올라오는데 전에는 도우미밖에 할 게 없다는 탄식이 많았지만 언제부터인가 육아와 살림경력을 내세우며 당당한 직업인이라는 태도로 바뀌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씨는 “이런 글을 본 취업 주부들도 서로 먼저 모셔 가고 싶다는 의견을 밝혀 앞으로 가사전문 도우미의 시장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모’는 아무나 쓰나▼

‘가사도우미 구하기’는 취업 주부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오죽하면 취업 주부들이 모였다 하면 도우미 구하기, 심리 파악하기, 대처법 등 시어머니 모시기보다 더한 ‘도우미 공략 세미나’로 이어진다는 이야기까지 있을까.

베이비 시터 업체의 출현으로 교육받은 사람들을 편리하고 간단하게 공급받는 시스템도 마련되었지만 취업 주부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안정적이고 일관되며 장기적인 보호, 즉 대체된 엄마의 손길을 요하는 것이다. 도움을 받는 쪽이나 도움을 주는 쪽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존중이라는 것이 경험자들의 한결같은 전언이다.

일하는 엄마 덕에 어려서부터 도우미 손에 컸고 이제는 자신의 아이를 또 도우미 손에 맡기고 있다는 양수희(32·회사원) 씨. 그는 “우선 좋은 인연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고 일단 인연을 맺은 후에는 가족처럼 믿고 맡기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완벽한 조화는 욕심일 수 있으니 어느 정도 포기하는 것도 지혜”라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취업 주부는 늘어가는 상황이고 따라서 대신 육아와 가사를 해결할 도우미의 역할도 강조될 수밖에 없다. 가사도우미도 당당한 전문직 취업 주부로 재평가 받을 날도 머지않았다.

가사도우미와 잘 지내려면 프로 가사도우미가 되려면
1.신뢰하라. 인연을 맺었으면 믿고 맡기자.
2.프로로 대접하라.
3.부린다는 생각은 버릴 것.
4.말 한마디도 부드럽게.
5.원하는 바를 정확히 말한다.
6.할 일은 정확히 지시한다.
7.할 이야기는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풀자.
8.지나친 욕심은 버려라. 70%면 만족할 것.
1.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는다.
2.엄연한 일터다. 예의를 지킨다.
3.출퇴근 시간을 엄수한다.
4.요구사항과 조건을 확실히 전달한다.
5.책임감을 갖는다.
6.가족처럼 정을 베푼다.
7.가족생활에 지나친 간섭은 금물.
8.지나친 욕심은 버려라. 70%면 만족할 것.

김경애 사외기자 elleshe9@hanmail.net

▼[바로잡습니다]본보 6월 29일자 A23면▼

본보 6월 29일자 A23면 ‘가사도우미 이모시대’ 제목의 기사 중 사진 속의 인물은 가사도우미가 아니라 ‘전문 학습시터’로 기사 내용과는 관련이 없기에 바로잡습니다. 당사자에게 사과드립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