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톨로메우스 슈프랑거·1586년/87년·캔버스 108X80cm)
합스부르크 왕가의 루돌프 2세는 에로틱한 그림을 좋아해 궁정화가들에게 신화 속 연인을 주제로 작품을 그리도록 주문했다. 실권을 동생에게 빼앗긴 그는 공식 결혼은 하지 않았다.
이 그림은 사랑의 여신 비너스와 전쟁의 신 마르스가 불륜을 저지르다 비너스의 남편 불칸에게 들킨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나신을 드러낸 비너스와 마르스의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 현장을 들여다본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림에 불칸은 나오지 않는다. 위에 있는 이는 전령의 신 메르쿠리우스로 둘에게 불륜을 저지르지 말거나, 저지르려면 들키지 않아야 한다는 경고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림의 양식은 16세기 중후반 ‘프라하 매너리즘’으로 분류된다. 안정감을 내세웠던 르네상스 시대가 끝나고 바로크로 넘어가기 직전이다. 이 사조의 특징은 불안 등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몸을 뒤틀고 과장했다는 점이다. 02-2022-060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