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가장 매혹적인 게 해가 뜨고 지는 광경이라지요. 어느 관광객은 “휴가를 보내러 왔는데 색다른 경험이다. 여기서 28일간 머무를 것 같다”고 하네요. 저는 그 관광객의 그런 가치관이 부러웠습니다. 관광(觀光)은 말 그대로 하면 ‘빛을 보는 것’인데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보는 게 진정한 관광 아닐까요.
그렇다고 모든 관광객이 해만 쳐다보고 만족하겠습니까? 무슨 스포츠나 오락이, 그러니까 수영이나 골프나 뭐 그런 걸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요. 예, 호텔에 수영장이 있습니다. 새파란 물이 가득 담긴 수영장입니다. 사막에서 수영이라니 참 멋지지 않습니까. 실컷 수영을 하다가 나와서 청정한 관광용 햇빛에 몸을 말리고…. 이게 다 오아시스의 물이 있어서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2006년 11월에는 사하라 사막에 골프장이 들어섰답니다. 진짜 잔디가 심어진 18홀짜리 골프장입니다. 골프장 잔디 역시 오아시스에서 솟아나는 물로 관리합니다. 이 골프장의 잔디를 유지하는 데 하루 300만 L의 물이 든다는군요. 물이 충분해서 다른 골프장도 하나 더 만들 계획이라고 합니다.
골프장을 이용하는 사람을 하루 200명으로 보고 연중 7만 명을 유치하는 게 목표라네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 아주 의욕적으로 보이는 게 곧 훈장이라도 받을 듯 보였습니다. 훈장이나 골프장 이용자 수가 배 아파서 그러는 건 아니고요. 그냥 계산을 해봤습니다. 300만 L를 200명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뒤집어쓴다고 치면 1인당 1만 하고도 5000L가 돌아가는군요.
세계 인구 66억 명이 매일 생수통 3만 개분의 물을 뒤집어쓴다면…. 계산이 잘 안 되는군요. 그냥 해 뜨고 지는 광경(光景)을 보기만 하는 것으로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는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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