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衆醉獨醒(중취독성)’이라는 말이 있다. ‘衆’은 ‘무리, 많은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여기에서는 ‘세상사람’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醉’는 ‘취하다’라는 뜻이다. 사람은 술에도 취하지만 돈에도 취하고 권력에도 취한다. ‘獨’은 ‘혼자, 홀로’라는 뜻이고, ‘醒’은 ‘깨다, 각성하다’라는 뜻이다. ‘孤獨’은 ‘외롭게 홀로’라는 뜻이고, ‘覺醒(각성)’은 ‘깨우치다’는 뜻이다. 이상의 의미를 정리하면 ‘衆醉獨醒’은 ‘세상의 많은 사람이 취할지라도 나홀로 깨어있다’는 말이 된다. 세상이 온통 富를 좇을지라도 정당하지 않은 富를 거부하는 사람이 이에 속하고, 세상이 온통 권력을 좇을지라도 정당하지 않은 권력을 거부하는 사람이 이에 속한다. 세상이 한곳으로 흐를지라도 내가 갈 곳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그곳으로 가지 않는 사람이 또한 이에 속한다. ‘衆醉獨醒’의 아름다움과 편안함과 그 가치는 그것을 경험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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