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석 대위 원불교 첫 군종장교 임관

  • 입력 2007년 7월 5일 02시 59분


“원불교 교전인 대종경(大宗經)에 ‘살도음(殺盜淫)을 행한 사람이라도 희망을 가진 사람은 제도할 수 있고 희망이 없는 사람은 제도할 수 없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씀에 따라 군 장병들에게 희망을 심어 주는 군종장교가 되고 싶습니다.”

지난달 29일 창군 이래 첫 원불교 군종장교로 임관한 문정석(33·사진) 대위는 “우리 군이 징병제이다 보니 사소한 일에도 좌절하고 힘들어 하는 장병이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위는 원불교 충남교구 사무국에서 청소년전담교무로 일하다가 원불교가 3월 국방부에서 군종장교 편입 승인을 받은 뒤 군종장교로 임관했다.

원불교 군종장교 임관은 원불교가 1966년 3월 군종교무를 파견하기 위해 정부와 교섭을 시작한 지 41년 만의 경사다. 그동안 장병들의 종교활동은 개신교 불교 가톨릭을 중심으로 이뤄져 원불교 같은 소수종교 활동은 보장되지 않았다.

“사병으로 군 복무할 때 ‘내 종교는 원불교’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다른 종교 활동을 강요당할 때도 있었죠. 원불교 군종장교 임관은 원불교뿐 아니라 우리나라 종교의 다원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원광대 원불교대학원대를 졸업한 문 대위는 1997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에서 병장으로 전역했지만 군종장교로 임관하려고 다시 입대해 육군3사관학교에서 12주 동안 훈련을 받았다. “군대 다시 가서 훈련받는다면 반길 남성은 없겠죠. 하지만 원불교 교도 장병들을 생각하며 훈련을 견뎠습니다.”

군에서 원불교에 대한 인식도 낮고 말 그대로 전인미답이어서 문 대위는 할 일이 태산이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원불교는 생활 속에서 진리를 찾는 종교입니다. 군에서 사병들의 인격 교육, 자살 예방, 정신 수양을 통해 행복한 군 생활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니만큼 원불교 군종장교로서 제 역할이 크리라 생각합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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