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특집]‘열대섬들의 천국’ 말레이시아 랑카위 군도

  • 입력 2007년 7월 9일 02시 58분


사랑하는 가족과 편안함을 누리면서도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함께하는 여행을 꿈꾼다면. 혹은 연인과의 오붓한 여행을 생각한다면. 시끄럽고 복잡한 여타 관광지를 피해 ‘아시아 속의 또 다른 작은 아시아’ 말레이시아로 떠나 보자.

문화의 다양성을 지닌 말레이시아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세 가지의 문명, 즉 말레이 중국 인도 문명이 어우러진 작은 박물관이라 할 만하다. 또한 보르네오 섬 북단의 사바와 사라왁의 카다잔두순 족, 이반 족, 그리고 다른 소수 민족의 토착문화가 있는 곳이다.

그중 붉은 갈색 갈매기라는 뜻의 ‘랑카위’는 말레이시아 반도 북서쪽에 있는 케다 주 앞바다에 99개의 섬(물이 빠지면 104개)으로 이뤄진 아름다운 군도이다. 태국의 유명 휴양지 푸껫이 바로 위쪽으로 인접해 있으며 아래로는 ‘동양의 진주’라는 페낭 섬이 있다.

랑카위에 사는 5만여 명의 주민은 90%가 말레이인이고 7%가 중국계, 나머지 3%가 인도계 및 소수 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순수하고 순박한 마음을 지녔으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가졌다. 코코넛 나무의 키보다 높은 4층 이상의 건물은 짓지 못하도록 법으로 지정해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고 최대한 보존하려 애쓴다.

아름다운 섬들에는 발길이 닿는 곳마다 ‘마수리의 7세대 저주’의 전설과 같은 민간 설화가 깃들어 있다. 바다에서는 초호화 유람선이나 요트를 전세내 인근의 크고 작은 섬으로 떠나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스노클링이나 스쿠버다이빙으로 형형색색의 산호와 물고기들의 푸른 바다 속 세상을 즐기고 바다낚시로 잡은 팔뚝만 한 물고기를 즉석에서 맛볼 수도 있다.

랑카위 군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다양 분팅에는 거대한 담수 호수가 있어 잠시나마 민물에 몸을 담가 더위를 식힐 수 있다. 호수로 가는 길목에는 야생 원숭이들이 줄지어 관광객들을 구경하며 여기저기서 재롱을 부린다.

그리고 근처의 섬 신가 바사 해상에서는 이곳의 상징인 붉은 갈색 물수리에게 먹이를 주는 이글피딩을 할 수 있다. 수많은 야생 물수리가 날아와 쏜살같이 먹이를 채어 날아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섬 안에서는 망갈로브 숲이 우거진 정글 속 늪지대를 카약을 타고 정글 트레킹을 하며 야생 동물과 새들을 관찰한다. 거대한 동굴은 과일 먹는 박쥐 수천 마리가 매달려 있는 모습이 볼거리다.

레저활동 뒤에는 안다만 해를 배경으로 정글에 있는 세계 4대 최고의 호텔 등에서 휴식을 취한다. 그림 같은 야외 수영장과 바로 옆의 에메랄드빛 해변에서 바다수영과 산책을 하며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호텔 옆 정글에서 이렇게 호젓하고 분위기 있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안하고 안락한 천국이 펼쳐진다.

호텔에서 주의할 것은 좀도둑이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도둑들은 바로 우리에게 친숙한 야생 원숭이들이기 때문이다. 객실에서 창문만 잘 관리하면 호텔 방의 냉장고 음식 등을 잃어버려 체크아웃할 때 계산할 일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원숭이들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화가 나면 상당히 무섭고 공격적으로 바뀐다.

바다와 정글을 모두 보았으니 이번에는 랑카위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700m 정상의 친창산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보이는 섬들의 풍광에 취해 보자. 멀리 북쪽으로는 태국의 해안과 섬들도 훤히 볼 수 있다.

섬 전체가 면세 지역인 랑카위에서 쇼핑은 대부분의 주민이 살고 있는 남쪽 쿠아 타운에서 주로 이뤄진다. 이곳은 힘찬 날갯짓을 하는 대형 독수리상이 광장 한복판에서 관광객을 환영하는데 배를 타고 랑카위로 들어오는 방문객들이 처음으로 접하는 곳이다.

섬 관광을 즐겼으면 이번에는 내륙에 있는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해 도시와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자. ‘두 흙탕물의 강이 만나는 곳’이라는 뜻의 쿠알라룸푸르에는 한국과 일본의 기업이 각각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쟁적으로 지은 페트로나스 쌍둥이타워가 유명하다. 전체 높이는 452m로 대만 파이낸셜센터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높다.

쿠알라룸푸르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해 북동쪽으로 1시간 정도 달려가면 파항 주와 셀랑고르 주 경계의 고산지대에 ‘유흥의 도시’란 뜻을 가진 겐팅 하이랜드가 나온다. 종업원 수만 1만5000명에 이르고 호텔 객실이 1만 개가 넘는 이곳은 자동차로 갈 수도 있지만 해발 800m에서 아시아에선 제일 길다고 알려진 ‘스카이 웨이’ 케이블카로 정글 숲을 내려다보며 올라가는 코스가 더욱 재미있다. 해발 1800m 산꼭대기에 있는 이곳은 수시로 구름에 덮여 있어 한자로 운정(雲頂)이라는 뜻의 겐팅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곳의 서늘한 기후는 더위에 지친 나그네들에게 시원함을 넘어 약간 쌀쌀한 느낌으로 다가오므로 긴팔과 긴바지가 필수품이다. 한국의 롯데월드와 비슷한 실내외 놀이동산에서는 각종 기구들을 타며 즐길 수 있다. 또한 강원 정선군의 강원랜드가 모델로 삼았다는 카지노가 이곳에 있어 외국인들에게 유혹의 손짓을 한다. 근처 아와나 호텔 부근에는 골프장이 있어 동남아지만 더위를 타지 않고 골프를 칠 수 있다.

랑카위·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이혁재 기자

hjlee1@donga.com

▼여행정보▼

◇말레이시아=13개 주로 구성된 연방국가. 말레이반도와 보르네오 섬 북부(사바 사라왁 등 2개 주)에 3000만 명 거주. 수도는 쿠알라룸푸르. 화폐는 링깃(RM). 1링깃은 약 300원, 1달러는 약 3.5링깃. 현지 시간=한국 시간-1시간. 인천∼쿠알라룸푸르 직항(대한항공, 말레이시아항공) 노선은 6시간 30분 소요. 말레이어와 중국어가 통용되지만 영어도 거의 공용어처럼 쓰인다. 연중 무더운 열대성 기후로 기온은 21∼32도. 수시로 스콜(열대성 소나기)이 내린다.

◇랑카위=쿠알라룸푸르의 북서쪽. 항공기로 1시간 거리.

◇직항편=7월 28일(토)부터 8월 12일(일)까지 주 4회(화, 수, 토, 일) 총 10회 동안 인천공항에서 랑카위까지 전세기를 취항한다. (상품 판매: 현대드림투어, 레드캡투어, 한진관광)

◇말레이시아 관광청(한국사무소)=www.mtpb.co.kr 02-779-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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