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특집]간단한 구급약-병원 연락처 꼭 챙기고

  • 입력 2007년 7월 9일 02시 58분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다. 산으로 바닷가 계곡으로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휴가를 준비하는 마음은 벌써 휴가지로 달려간다. 그러나 마음만 들떠 무작정 출발했다가 뜻밖의 질병을 얻어 오랫동안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떠나기 전에 준비물을 꼼꼼히 챙기고 평소의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모처럼의 휴가를 즐겁게 보낼 수 있다.

○ 여행목적지 정보 충분히 수집

여름휴가는 휴가지를 고르는 때부터 시작된다. 휴가지를 결정할 때 가족 구성원 간에 의견 차이가 있으면 여행지에 도착해서까지 불협화음을 일으킬 수 있다. 가족 간의 충분한 대화와 의견 수렴을 통해 구성원 다수가 만족할 수 있는 휴가지를 고르도록 한다.

떠나기 전 여행 목적지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해야 한다. 신문이나 인터넷을 통해 여행지에 최근 유행하고 있는 질병은 없는지, 기상 상황은 어떤지 등을 파악한다. 모기를 비롯한 각종 벌레가 많은 곳인지도 미리 알아본다. 휴가지에서 열리는 재미있는 행사가 있는지도 알아보자.

간단한 구급약을 준비하고 작은 응급처치 책자와 가까운 병원 연락처 챙기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구급약은 △해열진통제 △소화제 △제산제 △소염제 △항생제가 포함된 피부연고 △소독약 △체온계 △붕대 △반창고 △핀셋 △의료용 가위 △솜 등이다. 자외선 차단 크림과 화상에 대비한 피부연고, 벌레 물린 데 사용하는 바르는 로션 등도 준비한다.

○ 먼 거리 운전 때는 자주 휴식을

자동차로 휴가를 떠날 때 교통이 덜 혼잡한 시간을 이용하려고 새벽에 집을 나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행 전날 운전자는 자신과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전날 한꺼번에 짐을 꾸리거나, 밤을 새우거나, 평소 기상시간보다 일찍 일어나는 것은 피하자.

장거리 운전을 하는 경우 2시간마다 차를 세워 10분 이상씩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범퍼에 한쪽 다리를 올려놓고 상체를 다리 쪽으로 굽힌 채 15초 동안 멈추기를 교대로 반복하는 체조가 피로 해소와 정신 집중에 도움이 된다.

차내 온도와 외부 온도가 5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고 매 시간 차창을 열어 5분 정도 환기를 시킨다. 한낮에는 차내 온도가 40도 이상 올라가므로 차 안에 아이들만 남겨두거나 차 안에서 에어컨을 켜 놓은 채 창문을 닫고 잠드는 일이 없어야 한다.

만약 카페인으로 졸음을 깨고자 한다면 카페인은 복용한 뒤 15∼30분 뒤에야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졸음 운전을 피하려면 한꺼번에 많은 양의 식사를 하기보다는 가벼운 식사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

긴 여행으로 탈수증이 생길 수 있는데 탈수증은 피곤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여행 중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당분이나 염분이 포함된 음료수는 몸 안의 수분 필요량을 증가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 우유 한 잔은 숙면에 도움

휴가지에서는 몸과 마음이 풀어져 각종 사고가 생기기 십상이다. 과음하거나 밤늦게까지 노는 일은 가급적 피하고 저녁 시간에 가족들과 함께 놀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든다.

너무 느슨해져 버리면 휴가가 끝난 뒤에도 피로감에 시달리는 원인이 된다.

낯선 환경에서 잠을 제대로 못 잔다면 눈가리개, 귀마개, 명상음악 테이프를 가져가자. 자기 전 우유 한 잔이나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다.

소량의 알코올은 잠이 드는 데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산속이나 바닷가는 상대적으로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긴 옷을 챙겨 입히도록 한다.

물놀이 때 5분 정도의 준비운동 없이 바로 물어 들어가면 종아리에 근육이 수축하면서 쥐가 날 수 있다. 이럴 때는 큰 통증이 있더라도 먼저 있는 힘을 다해 발목을 몸쪽으로 당기는 처치를 하면 좋아진다. 또 휴식을 취하면서 다리 전체를 뜨겁게 찜질해 주면 수축된 근육이 풀어져 도움이 된다.

(도움말=윤종률 한림대 의대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인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휴가 후유증 줄이려면…

휴가를 다녀온 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때 힘들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쉽게 피곤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잠을 설치는 증상을 겪기 쉽다. 휴가 후유증이다.

휴가에서 돌아온 뒤 업무에 복귀하기 전까지 하루 이틀 시간을 내서 평상시와 같이 생활하는 것이 좋다. 되도록 낮잠은 줄이고 피로가 심하면 가벼운 운동을 하고 물을 많이 마시고 포도나 수박 등의 과일을 많이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휴가를 다녀와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피부 질환이다.

주로 자외선에 의한 영향이 큰데 피부가 화끈거리고 가려우며 물집이 생기기 쉽다. 이런 증세가 있으면 찬물이나 얼음찜질을 해 주면 효과적이다.

직장에서도 수건에 차가운 물을 적셔 화상 부위에 20분 정도 덮어 줘서 열기를 빼자. 심한 가려움증이 있다면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이 들어 있는 피부연고를 바르는 것이 좋다.

휴가 중 물놀이를 많이 했다면 귓병과 눈병을 주의해야 한다.

수영장을 다녀온 뒤 주로 생기는 눈병은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유행성 각결막염으로 대개 7일 이상 지나면 저절로 낫는 병이지만 치료를 제대로 안 해주면 각막궤양이 생길 수 있다.

눈병은 대개 2주까지 전염성이 있다. 주로 손으로 옮겨지는 전염병이므로 눈에 손을 대지 말고 수시로 손을 씻는 것이 중요하다.

바깥귀 통로에 생기는 외이도염도 흔히 발생하는 질병이다. 물을 빼내기 위해 귀를 면봉으로 후비다가 상처가 생긴 부위에 오염된 물이 들어가서 발생한다. 이때는 외이도 점막이 붓고 진물이 나며 통증이 생긴다.

무엇보다 귀에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 항생제 연고를 바르면 일주일 정도 후에 완치가 가능하다. 만약 통증이나 염증이 심하면 중이염일 수 있으므로 이비인후과 치료를 받도록 한다. 외이도염이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수영이나 목욕을 할 때 귀마개를 하는 것이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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