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 화백이 그린 만화 ‘조선왕조실록’(휴머니스트) 10권이 9일 출간됐다. 2003년 7월 1권 ‘개국’이 나온 지 4년 만이다. 20권 완간을 목표로 했으니 딱 반절을 이룬 셈.
박 화백의 조선왕조실록은 ‘국역 조선왕조실록’을 기본으로 한 만화다. 조선왕조실록은 국보 151호이자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기록문화유산. 박 화백은 “야사가 아닌 제대로 된 조선 정치사를 다루고 싶었다”며 “만화지만 정사를 바탕으로 했다”고 말했다.
충실한 정사 분석은 역사 속 인물의 세간의 평과 다른 면도 찾아냈다. 겁쟁이로 알려진 공양왕은 왕권 강화에 의욕이 넘쳤다. 청렴의 상징 황희 정승도 뇌물에 연루된 적이 있다. 10권 ‘선조실록’에선 이율곡이 순수 학자이기보다 세상을 구하려는 실천가로 해석된다.
작가 특유의 꼼꼼함 때문에 출간 시기도 늦어졌고 스트레스로 병치레도 겪었다. 선조실록은 병자호란 등 전란으로 소실된 자료가 많아 애를 먹기도 했다. 4년 완간을 목표로 했으나 이제 10권. 마지막 20권은 2011년에 낼 예정이다.
박 화백은 “작금의 상황이나 현대적 시각은 최대한 배제했다”며 “어느 시대라도 부모와 청소년이 함께 볼만한 작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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