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모든 사람이 바라던 것이어서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그러나 강원도를 국제적인 문화의 명소로 만들겠다는 꿈은 계속돼야 합니다.”
다음 달 3∼26일 강원 평창군 용평에서 펼쳐지는 제4회 대관령국제음악제의 강효(62·줄리아드음악원 교수) 예술감독. 그는 9일 오전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원도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대관령국제음악제의 발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관령국제음악제의 상주 실내악단 세종솔로이스츠는 6월 8∼10일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에서 콘서트를 열어 ‘평창의 사계’(작곡 강석희)를 연주했다. 대관령음악제의 연주실황은 지난해부터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과 유럽방송연맹(EBU) 11개 회원국에서 연중 방송되는 등 평창을 세계무대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다면 올해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 만큼 이번 음악제는 예년보다 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올해의 주제는 ‘비전을 가진 사람들(Visionary)’. 바흐, 베토벤, 드뷔시, 쇤베르크 등 ‘음악의 세기 전환’을 이끌어 온 선각자들의 음악이 연주된다. 또 영화 ‘와호장룡’, 오페라 ‘진시황’으로 유명한 중국의 작곡가 탄둔의 ‘6월에 내리는 눈’이 국내 초연되고, 고든 친의 ‘여름 잔디’가 세계 초연된다. 리게티, 쿠르탁, 다케미쓰 등 현대 작곡가들의 명곡도 소개된다.
세계적인 첼로의 거장 알도 파리소와 함께 제정한 ‘제1회 알도 파리소 콩쿠르’도 열린다. 우승자는 ‘강원지사-알도 파리소 상’과 함께 3만 달러의 상금을 받으며 카네기홀 독주회 등 연주 기회도 갖게 된다.
음악제에는 첼리스트 지안 왕과 정명화,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다케자와 교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오닐, 작곡가 고든 친, 지휘자 함신익, 실내악단 켈러 콰르텟 등이 초청됐다. 특히 영상(OHP)을 통해 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노만 페리먼도 처음으로 내한공연을 펼친다.
강 감독은 “역사의 발전은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비전을 가진 선각자들의 노력으로 이뤄져 왔다”며 “음악사에 큰 획을 그은 고전, 현대 음악가의 연주를 들으면서 우리에게도 그런 비전을 가진 분이 더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수정(서울대 음대 학장) 대관령국제음악제추진위원장은 “대관령국제음악제는 미국 애스펀 음악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처럼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음악축제”라며 “2009년 평창의 알펜시아 리조트에 음악전용홀이 들어서면 비약적 발전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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