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변주, 화려한 기교의 완성…피아니스트 허원숙 씨 음반 내

  • 입력 2007년 7월 1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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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작곡가들이 변주곡을 썼을까요?”

‘이야기꾼 피아니스트’ 허원숙(사진) 씨가 국내 레이블 뮤주에서 두 장의 음반을 냈다. 하나는 멘델스존, 라흐마니노프, 바그너, 리스트, 브람스의 변주곡을 모은 ‘변주곡 플러스’, 또 하나는 드뷔시의 영상, 알반 베르크의 소나타,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담은 ‘투영’이다.

변주곡은 단일 주제를 여러 형태로 변형시키며 작곡하는 기법. 바로크 시대의 샤콘과 파사칼리아에서 시작해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화려한 기교를 내세웠던 낭만 시대의 변주곡으로 이어졌다.

허 씨는 “변주곡은 테마를 변화시키는 작곡가 최고의 테크닉과 기량을 뽐낼 수 있다”며 “낭만시대 작품과 달리 멘델스존과 라흐마니노프의 ‘진지한 변주곡’은 내면까지 파고든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 앨범에 실린 라흐마니노프의 ‘코렐리 변주곡’은 죽음을 명상한다.

“라흐마니노프가 생전에 지은 마지막 피아노곡입니다. 그는 ‘레퀴엠’에 나오는 ‘진노의 날(dies irae)’의 주제를 자르고, 반복하고, 이어 붙여 곳곳에 넣었습니다. 마치 유서처럼….”

‘투영’은 음악을 통해 뭔가를 비춰 내는 음악을 모았다. 허 씨는 2000년부터 KBS 1FM 라디오 ‘당신의 밤과 음악 사이’의 ‘피아니스트 플러스’ 코너의 진행자로 활동해 오며 ‘이야기꾼’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19일부터 8월 23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예술아카데미에서 연주와 해설을 곁들인 음악회도 연다.

“대중화한다고 클래식을 격하시키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해설을 곁들여 담는 그릇을 변화시키면 되지요. 예쁜 여자(음악)를 소개시켜 주는데 굳이 따져 볼 이유가 없습니다. 그저 차 한잔 같이 마셔보고, 사는 모습이 담긴 일기장을 훔쳐보는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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