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과 불교 조계종 총무원 산하 문화유산발굴조사단은 16일 경북 안동시 보광사 관음전에서 12, 13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목조관음보살좌상을 발견했으며 이 불상의 복장(腹藏) 유물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1007년 개성 총지사에서 간행한 보협인다라니경 목판본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보협인다라니경은 같은 판본이 일본 도쿄박물관과 국내 개인(고 김완섭) 소장본으로 남아 있으나 국내 소장본은 행방을 찾을 수 없어 국내에서 실물을 확인할 유일한 총지사본 보협인다라니경이 나온 셈이다.
특히 도쿄박물관과 개인 소장본은 목판 인쇄 후 길게 잘라 연결한 두루마리 장정본인 반면 이번에 나온 다라니경은 장정되기 이전 상태로 발견됐다. 서병패 문화재청 전문위원은 “인쇄물 가장자리에 목판 원본 판각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어 고려시대 인쇄술 연구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라니경 첫머리에는 ‘통화(統和) 25년 정미(丁未)에 개판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는 고려 목종 10년(1007년)에 해당한다. 보협인다라니경의 뜻을 그림으로 표현한 변상도(變相圖)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화라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목조 불상은 국내서 가장 오래된 불상으로 추정되는 안동 봉정사 목조관음보살좌상(1199년), 경기 화성 봉림사 목조아미타불좌상(보물 980호·13세기 후반)과 양식이 유사하다.
또 불상의 보관을 X선으로 검사한 결과 넝쿨무늬와 화염보주를 정교하게 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영문 문화재청 전문위원은 “12, 13세기의 목조 불상은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어 13세기 고려 불교 조각사 연구에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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