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사경변상도 100여점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 입력 2007년 7월 24일 03시 02분


고려 충렬왕 때 만든 대장경 중 하나인 불공견색신변진언경 사경변상도(국보 제210호).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고려 충렬왕 때 만든 대장경 중 하나인 불공견색신변진언경 사경변상도(국보 제210호).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불교 경전을 섬세하고 정교한 그림으로 표현한 불교미술의 정수 사경변상도(寫經變相圖·손으로 그린 불경) 중 국보급 100여 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9월 16일까지 기획특별전 ‘사경변상도의 세계, 부처 그리고 마음’을 연다. 통일신라부터 조선 초기까지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사경변상도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중국 원나라와 일본 헤이안 시대의 작품도 함께 전시해 동북아 삼국의 작품도 비교해 볼 수 있다.

전시작에는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한 ‘화엄경 그림’(국보 제196호·통일신라), ‘불공견색신변진언경 그림’(국보 제210호·고려)을 비롯해 국보 7점과 보물 17점이 포함됐다. 우리 문화재이나 일본의 국립박물관들과 사찰이 소장하고 있는 40여 점도 함께 선보인다. 이 중 14점은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특히 일본의 한 민간단체가 공개한 1332년작 ‘법화경 그림’은 설법하는 석가모니를 제자들이 원형으로 둘러싼 독특한 구도를 띤다. 법화경 사경변상도는 그림 오른쪽에 설법하는 석가모니를 그린 작품이 많다. 또 고려 문신이었다가 스님이 된 염승익이 발원한 개성 남계원석탑에서 나온 ‘법화경 그림’도 처음으로 공개된다.

역대 사경변상도 중 고려 작품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려 작품은 중국과 일본 작품에 비해 선의 정밀함과 구성력이 뛰어나다. 중국과 일본의 경우 흰 종이에 그렸으나 우리 사경변상도는 감색이나 갈색으로 염색된 고급 종이에 금과 은을 사용했다.

국립중앙박물관 배영일 학예연구사는 “13세기 말까지는 선이 가늘고 유려하게 묘사되다 14세기부터 굵어지고 경직된다든지, 13세기 말까지 여백을 활용하다 이후 빈 공간을 구름무늬로 채우는 장식이 등장하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게 이번 전시의 재미”라고 말했다. 02-2077-9271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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