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발랄 ‘심슨 가족’ 유럽이 반했다

  • 입력 2007년 7월 27일 03시 00분


기묘한 머리 모양, 노란 피부, 심술궂은 듯한 표정…. 심슨 가족에 대한 유럽인의 반응이 뜨겁다.

미국 폭스 TV의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The Simpsons)’이 영화로 만들어져 25일 유럽에서 제일 먼저 개봉됐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르피가로,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등은 이례적으로 큰 지면을 할애해 심슨 가족이 갖는 문화사적 의미를 분석했다.

르몽드는 “심슨 가족은 태어난 지 18년 만에 미키마우스나 찰리 브라운(한국에서는 그의 개 ‘스누피’가 더 잘 알려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아이콘이 됐다”며 “허무주의에 가까운, 미국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틀려먹은’ 심슨은 루퍼트 머독의 보수적인 폭스 방송의 이념과 자주 부닥치기도 하지만 상업적으로 성공했기에 가족을 지킬 수 있었다”고 평했다.

르피가로는 “심슨 가족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으로 드라마 사인펠드나 프렌즈의 인기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심슨 가족을 “만화라는 예술 장르가 높은 교양을 갖춘 이들의 요구까지도 만족시킬 수 있다는 걸 보여 준 사례”라고 높이 평가했다.

엽기발랄하다고까지 평가되는 심슨 가족은 동성애, 관료적 경찰, 스타 숭배, 환경 등 온갖 시사적 주제를 금기 없이 작품에 담아 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종종 만화로 그려져 조롱의 대상이 됐다.

18년간 400여 편이 제작된 심슨 가족은 20여 차례 에미상을 수상했으며 시사주간 타임이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TV 프로그램’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현재 40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수백 개 채널에서 방송되고 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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