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손(祖孫) 전쟁이 벌어졌다!
이 책은 좋아하는 할아버지에게 좋아하는 자기 방을 내주게 된 열두 살 피터의 이야기다. ‘노인을 공경하자’는 교육을 받아 온 독자들은 경악할지도 모른다. 할아버지와 손자 간 ‘내 방 찾기 전쟁’이 ‘장난이 아니다’. 한밤중에 알람 울려 할아버지 잠 깨우기, 할아버지가 아끼는 시계 숨기기 등. 할아버지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피터의 슬리퍼 숨겨 놓기, 칫솔 숨겨 놓고 ‘손가락을 이용해라’라는 쪽지 남기기….
이 불경스러운 이야기의 끝은 거듭나는 가족애다. 피터는 한없이 다정하기도, 고약하기도 했던 할아버지가 실은 늙고 왜소한 존재임을 깨닫게 되고, 어른은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무조건 손자의 방을 빼앗는 게 아니라 회의와 토론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된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의 자리를 합리적으로 찾아가는 과정을 작가는 코믹하면서도 따뜻하게 전개한다. 초등 4∼6학년용.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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