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45>珠還合浦

  • 입력 2007년 8월 20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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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잃는 것이 있다. 꿈을 잃기도 하고 情을 잃기도 하며 물건을 잃기도 하고 사람을 잃기도 한다. 이 가운데에서 아마도 가장 잃기 싫은 것은 사람일 것이다. 그 사람이 연인이라면 연인을 잃지 않는 사람은 사랑을 잃지 않는다. 그 사람이 벗이라면 벗을 잃지 않는 사람은 우정을 잃지 않는다. 그 사람이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사람을 잃지 않는 사람은 꿈을 잃지 않는다.

그러나 때로 우리는 사람을 잃기도 한다. 사랑하지만 서로 사랑하는 방법이 달라서 헤어지기도 하고, 목적지는 같지만 가는 길이 달라서 헤어지기도 한다. 때로는 서로 헤어지면 안 된다는 것을 번연히 알면서 헤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 잃어버린 물건을 되찾아 오듯이 가버린 사람을 되찾아 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珠還合浦(주환합포)라는 말이 있다. 珠는 진주라는 뜻이다. 還은 돌아오다라는 뜻이다. 合浦는 중국 한나라 때의 지명인데 진주가 많이 나는 곳이었다. 맹상군이라는 사람이 이 지방의 태수가 되었다. 그가 이곳에 부임하여 보니 예전에는 백성이 흔하게 소유하던 진주를 한 사람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유를 조사하여 본 즉, 전임 관리들이 부패하고 탐욕스러워서 이 지방의 진주를 모두 긁어 들였다. 백성들은 자기의 진주를 빼앗기지 않기 위하여 인근의 다른 지방에 숨겨 두고 있었다.

맹상군은 훌륭한 정치를 했다. 이렇게 되자 백성들은 자기의 진주를 잃을 염려가 없다고 판단하고 다른 곳에 감추어 두었던 진주를 찾아 왔다. 珠還合浦는 이에서 나온 말로 진주가 合浦로 돌아오다라는 뜻이다. 처신을 잘하면 잃어버린 물건도 돌아온다는 뜻이지만 흔히 처신을 잘하면 잃어버린 사람도 돌아온다는 말로 사용된다. 잃어버린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스스로 처신을 잘하면 그 사람은 온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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