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46>柔能制剛, 弱能制强

  • 입력 2007년 8월 2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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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바람이 불어올 때, 단단한 나무는 부러지지만 대나무는 부러지지 않는다. 대나무는 부드럽기 때문이다. 물은 바위보다 약하지만 언젠가는 바위를 뚫을 수 있다. 그러므로 강한 것과 약한 것을 함부로 구분할 수는 없다. 일을 하다 보면 강해 보이는 방법이 항상 이기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부드러운 방법이 승리를 가져오기도 한다.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강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그 강함을 즐겨서는 안 된다. 강자의 위치에 있다고 판단되는 즉시 부드러워질 필요가 있고, 연약한 모습으로 자기에게 진 사람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 그래야 그 사람을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다. 자기에게 진 사람을 적으로 남겨두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柔能制剛, 弱能制强(유능제강, 약능제강)’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역사서인 後漢書에 나오는 말이다. ‘柔’는 ‘부드럽다’라는 뜻이다. ‘柔軟(유연)’은 ‘부드럽고 연하다’라는 말이다. ‘制’는 ‘만들다’라는 뜻인데, 무엇인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것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어야 하므로 ‘제어하다, 제압하다’라는 뜻이 생겨났다. ‘能’은 ‘할 수 있다, 유능하다’라는 뜻이다. ‘能者多勞(능자다노)’는 ‘유능한 사람이 수고를 많이 한다’라는 말이다. ‘剛’은 ‘단단하다’라는 뜻이다. ‘사람이 강기가 있다’의 ‘剛氣(강기)’는 ‘단단한 기운’이라는 말이다. ‘弱’은 ‘약하다’라는 뜻이고, ‘强’은 ‘강하다’라는 뜻이다. 이상의 의미를 정리하면 ‘柔能制剛, 弱能制强’은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제압할 수 있고,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제압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므로 자신이 단단하고 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반드시 부드럽고 약한 것을 갖추어야 한다. 단단하고 강한 것만이 항상 승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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