土石(토석)은 흙과 돌이다. 故(고)는 접속사로 ‘그래서’나 ‘그러므로’로 옮길 수 있다. 能(능)은 ‘할 수 있다’나 ‘해도 된다’는 가능이나 허락을 나타낸다. 成(성)은 이루다의 의미로 成就(성취)하다, 完成(완성)하다처럼 쓰인다. 其(기)는 지시대명사로 ‘그’와 같다. 高(고)는 ‘높다’나 ‘높이’가 된다.
산은 흙이나 바위를 자신의 영역에 받아들이기를 거부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 높이를 이룰 수 있다. 산이 높다면 바다는 넓다. 바다는 흘러드는 물길을 마다하지 않아서 그렇게 넓을 수 있다.
海不辭水, 故能成其大(해불사수, 고능성기대)는 앞의 구절과 짝이 된다. 산이 우뚝 높이 서고 바다가 그렇게 廣闊(광활)할 수 있는 이유는 하잘 것 없어 보이는 토석이나 작은 물길도 마다하지 않고 모두 수용해서이다.
사람의 경우도 이치는 같다. 열린 가슴과 넓은 度量(도량)으로 여러 인물을 수용하고 다양한 의견과 능력을 받아들인다면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있다. 어찌 개인만이 그렇겠는가? 어떤 조직이나 사회, 또는 국가도 모두 그와 같다. 중국 춘추시대 명재상 管仲(관중)의 이름을 빌려 쓴 ‘管子(관자)’에 보이는 말이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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