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의 우울’ 그린 덴마크연극 무대에

  • 입력 2007년 9월 4일 03시 05분


사진 제공 LG아트센터
사진 제공 LG아트센터
음울하고 불우한 안데르센 내면으로의 초대.

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안데르센 프로젝트’(사진)는 덴마크의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어두운 욕망과 그늘을 그린 새로운 작품이다.

1867년 만국박람회를 참관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안데르센 등 4명의 인물이 펼쳐 보이는 이야기는 ‘파리’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욕망과 좌절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인간의 모습을 냉철하게 투영한다.

연극연출가, 영화감독, 배우 겸 극작가 등으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로베르 르파주가 연출한 최신작으로 관심을 모은다. 안데르센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덴마크 정부의 의뢰를 받아 만든 이 작품으로 그는 2007년 권위 있는 ‘유럽 연극상’을 수상했다. 르파주는 첫 내한 공연이었던 2003년 ‘달의 저편’을 통해 풍부한 상상력과 테크놀로지의 조화로 한국 관객의 열렬한 찬사를 이끌어낸 바 있다.

르파주는 안데르센의 작품 중 초기작인 ‘드라이아드’와 ‘그림자’에서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만들었다. ‘드라이아드’는 나무의 정령인 젊은 여자가 파리라는 화려한 도시로 가고 싶어 하는 욕망을 다뤘고 ‘그림자’는 자신의 어두운 그림자에 먹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다룬 작품. 르파주에 따르면 안데르센은 ‘아이들을 싫어했으며 고독했고 불우했던 배경에서 비롯된 성공의 욕구가 있었던 사람’으로 어두운 두 작품은 인간 안데르센의 참모습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다.

작품이 1인극으로 진행되는 것도 ‘고독’을 나타내기 위한 하나의 장치다. ‘달의 저편’에서 열연했던 이브 자크가 1인 4역을 맡는다. 9일까지. 3만∼6만 원. 02-2005-0114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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