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스스로 사지(死地)에 들어가다

  • 입력 2007년 9월 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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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둑은 근래 보기 드물게 100수도 안되는 단명국으로 끝났다.

흑은 마지막 장면에서 살릴 수 있었던 우상 귀 흑을 사지로 몰아넣었다. 흑 95로 96 자리에 이었으면 불리하긴 해도 바둑을 좀 더 둘 수는 있었다.

그러나 양재호 9단은 더는 둘 의욕이 없었던 것 같다. 좋던 바둑을 어이없이 망가뜨린 자신이 답답하고 실망스러웠던 모양이다.

백 30이 흑 31을 부른 악수여서 흑은 초반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흑 37이 공격의 급소.

그러나 백을 더욱 몰아치려고 둔 흑 49가 첫 번째 실족. 흑은 참고도처럼 백이 약점을 보강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의 현란한 반격이 시작됐다. 백 50이 양 9단이 예상치 못한 수였다. 양 9단이 흑 51을 놓기 전 25분을 장고한 것을 보면 의표를 찔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까지도 흑이 나쁘지 않았는데 백 68의 맥에 대해 잘못 응수하는 바람에 둑 터지듯 무너져 버렸다. 55…24, 79·89…69, 82…68, 96…84. 98수 끝 백 불계승. 소비시간 흑 2시간 24분, 백 59분.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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