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알이 빛나는 詩 도자기에 깃들고 유화에 물드네

  • 입력 2007년 9월 7일 03시 01분


가을이 문학 전시회로 풍요롭다. 문학작품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전시회가 곳곳에서 열린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이화갤러리(02-720-7703)에서는 ‘시는 시도자로 다시 태어난다’전이 열린다. 현대시 100년을 맞아 신경림 시인이 애송하는 시 100편을 도예가 김용문 씨가 도자기에 옮긴 작품이다. 김소월의 ‘진달래꽃’ 서정주의 ‘자화상’ 윤동주의 ‘서시’ 이시영의 ‘밤’ 기형도의 ‘안개’ 등이 도자기에 새겨졌다. 대형 도자 접시, 전통 토우(土偶), 항아리 등에 시구를 칼로 새겨 넣고 그림을 그려 넣었다. 이성복 시인의 ‘남해금산’ 중 유명한 시구인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가 바닥에 새겨진 그릇은, 기꺼이 깊은 사랑을 품은 시인의 마음이 육화한 것 같다. 11일까지 열리며, 이후 18일까지 인사동 31갤러리(02-732-1290)로 자리를 옮겨 이어진다.

서울 종로구 경운동 부남미술관에서는 22일까지 ‘하늘 아래 허물없는 하루’전이 열린다. 도종환 시인의 시집에서 가려 뽑은 시 30여 편을 송필용 화백이 유화로 옮겨 선보이는 전시다.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내가 사랑하는 당신은’(‘내가 사랑하는 당신은’에서)의 시구는 별이 가득한 밤하늘 아래 갈대숲이 가득한 그림과 어우러졌다. 02-720-0369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영인문학관에서는 22일까지 ‘짧은 글·깊은 사연-문인 편지전’을 연다. 문인과 화가들의 편지 270여 점이 전시되는 자리다. ‘우리는 좀 더 겸손해지자. 우리의 성실과 참다운 인내를 그려 붙이자’고 아내에게 다짐하던 소설가 박범신 씨 등의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02-379-3182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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