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길과 장생의 이야기가 ‘또다시’ 무대에 오른다.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 연극인 ‘이(爾)’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창작뮤지컬로 만들어져 15일 막을 올린다. 하지만 지난해 초연돼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좋은 평을 얻지 못했던 뮤지컬 ‘이’와는 완전히 다른 신작이다.
원작만 똑같을 뿐 대본, 음악, 연출까지 모두 바뀌었다. 극본과 예술감독은 지난해 사극 창작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로 호평 받은 이윤택 씨가 맡았다.
음악도 ‘화성에서 꿈꾸다’에서 서정적인 국악 멜로디로 호평을 받았던 강상구 씨가 전곡을 새롭게 다시 썼다. 연출은 남미정 연희단거리패 대표. 제목도 ‘이’에서 ‘공길전(戰)’으로 바꿨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사랑, 권력에 대한 공길의 ‘싸움’을 그렸다.
이윤택 감독은 이 작품의 내용에 대해 “트랜스젠더인 공길과 장생의 사랑을 주축으로 한 러브스토리이자 광대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영화 ‘왕의 남자’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던 연산은 녹수와 더불어 주변 인물로 그려질 만큼 역할이 줄었다.
가장 중요한 인물인 공길 역은 신예 김재범이 단독 캐스팅됐고, 장생 역은 홍경수와 심정완이 더블 캐스팅됐다. 연산은 박원묵, 녹수는 정유희 도정주가 맡는다. 2시간 40분이 넘었던 공연시간도 1시간 20분으로 간결해졌다. 뮤지컬이지만 질펀한 마당극 형식을 빌렸다. 성에 대한 풍자도 적지 않아 15세 이상 관람가다.
‘공길전’은 30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 공연을 끝낸 뒤 다음 달 12∼17일 경희궁 야외무대에서 선보인다. 12월에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이틀간 공연된다. 02-523-0986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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