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뮤지컬 ‘스위니 토드’(02-501-7888). 무고하게 15년 옥살이를 치른 이발사가 복수를 위해 닥치는 대로 손님의 목을 베고, 파이 요리사는 그 시체로 파이를 만들어 판다.
파이 요리사는 “정치가 파이는 너무 기름져서 쟁반에 받쳐 판다” “성직자 파이는 천국의 맛”이라고 노래한다. 멜로디만 들으면 너무나 경쾌하고 가사도 유머러스해 코믹 뮤지컬로 여겨지는 이 작품은, 그러나 핏빛이 가득한 잔혹한 복수극이다. 제목 ‘스위니 토드(Sweeney Todd)’의 앞 글자를 따서 이 작품의 특징을 정리해 봤다.
Stephen Sondheim―마니아들이 추앙하는 ‘뮤지컬계 거장’
마니아들이 추앙하는 작사가 겸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은 미국 뮤지컬계의 거장. 기존 뮤지컬의 작곡법을 따르지 않고 불협화음을 많이 사용해 늘 ‘혁신적’이라는 형용사가 따라다닌다. 상업적 예술로 평가받던 뮤지컬에 예술적인 가치를 인정받게 했다는 찬사를 받는다.
▲ 촬영: 동아일보 유성운 기자
Wet ―무대를 피로 흥건히
연쇄 살인이 모티브인 이 작품은 무대를 피로 흥건히 ‘적신다’. 이발사 스위니가 면도 중인 고객의 목을 베어 죽이는 연쇄 살인 모습을 실감나게 묘사하기 위해 희생자들은 가슴에 작은 튜브를 달았다. 면도칼로 목이 베어지는 순간 모터와 연결된 튜브에서 피가 솟구치도록 한 것.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는 목에 빨간 줄을 긋는 정도였지만 국내 공연에서는 표현 수위가 되레 높아졌다.
Emotion―감정의 이중성
‘스위니 토드’에게는 부조리한 권력에 아내를 잃고 딸을 빼앗긴 아픔이 있다. 잔인하면서도 동시에 고통스러운 과거를 가진 스위니는 관객의 ‘연민’을 이끌어 내야 하는 어려운 캐릭터. 스위니 역을 맡은 류정한은 “잔혹한 살인마보다 세상에서 가장 외롭고 비참한 인물을 보여 달라는 요구를 받았는데, 공연 3일 전인 오늘까지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ntertainment―오락적 요소없이 긴장만이…
오락적 요소는 거의 없다. 복수, 권력, 살인이 긴장을 자아낼 뿐. 연출을 맡은 아드리안 오스먼드는 “극장 문을 나서면 잊혀지는 코미디 뮤지컬과 달리 공연 후에도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ew―국내 초연작
이번이 국내 초연.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는 1979년 초연됐다.
Expected-올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
손드하임의 대표작이라는 점에서 뮤지컬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올해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혀 왔다. 미국에서는 최고 뮤지컬 등 8개의 토니상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류정한(스위니 토드), 박해미(러빗 부인), 임태경(안소니), 홍광호(토비아스) 등 캐스팅도 화려해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Young―어린이는 보지마세요
잔인한 살해 장면과 다소 어렵고 무거운 내용 때문에 어린이 관객에게는 그리 적합하지 않다.
TODD―‘토드’… ‘죽음’을 뜻하는 독일어 ‘Tod’서 따와
독일어로 ‘죽음’을 뜻하는 ‘Tod’에서 따왔다. 스위니 토드의 본명은 벤자민 바커. 터핀 판사의 계략으로 15년간 무고한 옥살이를 한 그는 이름을 ‘스위니 토드’로 바꾸고 복수극에 착수한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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