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사진)가 한국을 찾는다. 그는 ‘시네마 천국’ ‘미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 주옥 같은 영화음악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작곡가. 10월 2, 3일 이틀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첫 내한 공연을 한다.
29일 입국을 앞두고 e메일로 만난 그는 “가능하다면 한국에 또 오고 싶지만 기회가 다시 올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79세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공연이 될 가능성이 높은 셈.
한편 2005년 계획했던 내한 공연은 이틀을 남겨 두고 기획사의 준비 부족으로 취소돼 많은 팬에게 아쉬움을 남겼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100명의 합창단과 80명의 로마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지휘를 할 예정이다.
‘시네마 천국’ ‘미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석양의 무법자’ 등의 레퍼토리는 한국인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곡 위주로 엄선했다는 것이 그의 전언.
그는 “요즘에도 매일 아침에 일어나 한두 시간씩 작곡을 한다”며 “매일 밤 잠들면서 내가 다음 날 또 작곡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결국 다음 날 일어나면 또 다른 악상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1961년 돈을 벌기 위해 영화음악을 만들기 시작해 그의 손을 거쳐 간 곡만 해도 400여 곡. 마지막으로 왜 영화의 배경이 될 뿐인 음악을 고집하느냐고 묻자 그가 답했다.
“우연하게 영화음악에 빠져들었지만 한 번도 영화음악이 영화의 부차적인 요소라고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오히려 ‘시네마 천국’의 가장 감동적인 장면에 내 음악이 없었더라면 사람들에게 그만한 감동을 불러일으켰을까요?”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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