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씨 “학위 가짜라면 책임진다” 신씨비호 앞장

  • 입력 2007년 9월 20일 03시 00분


■ 흥덕사 회주 - 동국대이사장 영배스님 행적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이 특별교부금 10억 원을 전통 사찰이 아닌 울산 울주군 흥덕사에 지원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흥덕사의 회주(會主)인 동국대 이사장 영배 스님과 변 전 실장과의 관계에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영배(사진) 스님은 동국대 전 이사였던 장윤 스님이 신정아 씨의 허위 학력 의혹을 폭로했을 때 전면에 나서 신 씨를 비호했던 인물. 5월 29일 동국대 이사회에서 영배 스님은 신 씨의 예일대 학력 의혹에 대해 “우리나라 기준으로 알아보니 (신 씨가 박사학위를 받은 사실이) 안 나오는 것”이라며 “(학위가 가짜라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영배 스님은 문제를 제기했던 장윤 스님을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데도 앞장섰다.

신 씨가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에 내정돼 또다시 학력 의혹이 제기됐을 때도 영배 스님은 7월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 씨의 학위가 진짜로 확인됐다”고 주장했으나 동국대 측은 7월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신 씨의 예일대 학위가 가짜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영배 스님이 신 씨를 극구 비호하려고 했던 이유가 변 전 실장의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변 전 실장이 흥덕사에 특별교부금 10억 원 지원을 지시한 시점(5월)이 신 씨의 허위 학력 의혹이 터진 시점과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영배 스님은 영담 스님과 함께 동국대 이사진의 주류인 보림회 핵심 인물이다. 또 변 전 실장이 신도로 있었던 경기 과천시 보광사 주지 종훈(조계종 총무원 문화사업단장) 스님도 보림회 멤버다. 조계종 내부의 여야 알력 다툼으로 동국대는 중앙대 필동병원 용지 매입 과정과 일산병원 신축 당시의 교비지원 문제 등과 관련해 여러 차례 검찰과 교육인적자원부의 조사를 받았다. 이 같은 일을 겪으면서 영배, 영담 스님 측은 청와대 등 권력 실세와 교유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을 것이고 변 전 실장과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형성됐을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영배 스님이 주석 중인 흥덕사는 통도사의 말사로 음식점으로 쓰이던 건물과 용지를 사들여 2005년 5월 창건했다. 영배 스님이 회주를, 무문(40) 스님이 주지를 맡고 있다. 스님 3명에 신도는 30∼40명이며, 영배 스님은 매월 음력 초하루에 신도들을 상대로 설법하고 있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울주=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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