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영화]‘상사부일체’ 출연 조폭과의 저녁식사

  • 입력 2007년 9월 21일 03시 02분


교훈? 감동? 그런 거 없어요… 그저 웃음이 있을 뿐

조폭과의 저녁 식사.

13일 오후 8시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 20일 개봉하는 영화 ‘상사부일체’에서 ‘영동파’ 간부들로 출연하는 손창민, 이성재, 김성민과 여주인공 서지혜를 만났다. 조직의 태도가 몸에 밴 것일까? 영화 속 서열이 제일 처지는 김 씨는 무릎을 꿇고 앉았다. ‘보스’ 손 씨는 “원래 저런다”며 웃었다.

○ 에피타이저-“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상사부일체’”

‘상사부일체’는 영화 ‘두사부일체’ 시리즈의 3편. 앞선 두 편과 달리 이번 작품의 배경은 회사다. 세계적인 조직 관리법을 배우기 위해 대기업 거손 그룹에 입사한 계두식(이성재)과 일당들의 좌충우돌을 코믹하게 그렸다.

이=교훈이나 감동을 기대하고 오지는 마세요. 교훈? 감동? 그런 거 없습니다. 그저 재미와 웃음이 있을 뿐이죠.

서=추석에 온 가족이 즐길 만한 유쾌하고 즐거운 영화예요.

○ 메인-‘조폭 코미디’는 싸구려 음식?

대구탕에 밥과 메밀국수. 먹을 것이 쏟아져 나왔다. 빠듯한 일정으로 점심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인지 그들의 젓가락은 바람 가르는 소리가 들릴 정도. 서 씨 역시 밥 한 공기를 10분도 안 되어 뚝딱 해치웠다. 하지만 ‘조폭 코미디=삼류 코미디’라는 일부 반응에 대해 묻자 이들은 숟가락을 탁 내려놓더니 반격에 나섰다.

손=어차피 영화라는 건 대중예술이에요. 일단 재미있어야 해요. 순수예술도 아니고 고급예술도 아닙니다. 그 이상을 얻고 싶다면 7000원 말고 70만 원 내고 다른 걸 해야죠. 세상에 마음 아프고 피곤한 사람이 많잖아요. 그들이 우리 작품을 보고 스트레스가 풀리고 감동을 받는다면 그걸로 된 거예요. 배우는….

이=외국도 갱 영화 많거든요. 마피아나 야쿠자 나오는 게 얼마나 많아요. 그런데 유독 조폭한테만 뭐라고 해요. 우리나라 ‘조폭’은 폼이 안 나서 그러나?(웃음)

손=지금 먹는 이 대구탕은 다른 데서도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삼성동에 살면서도 이걸 먹으러 여기까지 와요. 코미디 영화 많지만 다 잘되는 건 아닙니다. 망하는 것도 많죠. 그런데 ‘두사부일체’와 ‘투사부일체’는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잖아요. 그만큼 흡족해하는 관객도 있기 때문입니다.

김=뭔가 지적인 것을 얻고 싶다면 채널 13번 EBS 보세요. 그런 게 거기 많이 나오거든요.

○ 디저트-달콤한 추석을 가져 봤으면….

이들에게 추석 연휴는 없다. 그 기간에 무대 인사를 다니며 전국을 누빌 계획.

손=이상하게 추석 때면 항상 촬영이나 행사가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명절은 가족과 함께 지내는 때라는 개념이 없어졌어요. 배우의 가족이 된다는 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추석이 되면 송편을 갖고 와서는 “누가 만든 송편인지 맞혀 보세요”라고 했던 두 딸 생각이 나요.

김=부모님과 저, 세 식구인데 아버지가 이북 출신으로 홀로 월남하셔서 친척이 별로 없어요. 빨리 결혼해야죠.

서=데뷔 후 추석을 가족과 지내본 적이 없어요. 대신 달을 보며 꼭 소원을 빌어요. 남자친구 생기게 해 달라고…. 올해는 영화 잘되게 해 달라고 빌래요.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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