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생김새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큰집에 모였다면? 추석은 ‘만남’이다. 2단계, 친지들과 옹기종기 모여앉아 부침개, 송편을 먹노라면 추석은 ‘음식’이다. 3단계, 가족이 먹고 즐길 때 뒤치다꺼리하는 아내, 어머니는 이렇게 얘기한다. “추석은 ‘일더미’다.” 4단계, 한바탕 명절을 치르고 나면 몸이 찌뿌듯하다. 집안에서 벗어나 재충전을 하고 싶을 때 마지막 정의가 떠오를 것이다. “추석은 ‘나들이’다”라고.
추석 특선 영화와 송편에 몸을 맡긴 사람들, 이불을 둘둘 말고 누워 있는 사람들에게 추석은 그저 동면일 뿐이다. 테마파크, 놀이동산, 리조트 등은 이미 당신을 맞이할 채비를 끝마쳤다. 자, 떠나 보자. 연휴가 긴 만큼 즐거움도 길다. 달콤한 추억까지도….
○ 외줄타기부터 농산물 행사까지… 테마파크
놀이동산에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행사가? “추석 때 웬 집회”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추석을 맞아 뜻있는 행사를 펼치고자 서울랜드는 24일부터 26일까지 삼천리 동산에서 ‘우리 농산물 기 살리기’ 행사를 연다.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경기도가 참여한다. 우리 농산물의 품질 및 영양을 알려주는 ‘교육 마당’부터 농산물 천연팩과 화장품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체험 마당’, 퀴즈로 우리 농산물을 알아보는 ‘도전 그린벨 농산물 퀴즈 대잔치’ 등의 코너가 준비돼 있다.
명절에 빠지지 않는 민속놀이 역시 마련됐다. 에버랜드에서는 22일부터 24일까지 카니발 광장에서 40명의 연기자가 출연하는 남사당놀이가 진행된다. 18인조 풍물패의 사물놀이부터 2m 높이에서 접시를 돌리는 ‘버나’ 코너, 악사 5명의 연주와 함께 선보이는 ‘줄타기’ 등 다채롭다. 25일부터 26일에는 최근 퓨전음악의 인기를 반영한 듯 퓨전 타악 그룹 ‘카타’의 공연이 있을 예정이다.
2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는 롯데월드 한가위 특별행사 역시 다양하다. 무형문화재 3호인 외줄타기 명인 권원태 씨의 ‘외줄타기 쇼’를 비롯해 ‘김중자 민속예술단’의 부채춤 등이 마련돼 있다. 특히 롯데월드 민속박물관은 25일 추석 당일 한복을 입은 관람객들에 한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도록 한다.
‘가족’에 초점을 맞춘 테마파크도 눈길을 끈다. 22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63시티 ‘한가위 가족사랑 대축제’는 참석한 관람객이 가족사진을 제시하면 ‘행복 타임캡슐’ 엽서와 필기도구를 받을 수 있다.
이 엽서를 적어 행사장 앞 타임캡슐 우체통에 넣으면 내년 추석에 집에서 엽서를 받아 볼 수 있다. 63빌딩 특별 전시관에서 열리는 ‘미피와 함께하는 한가위 놀이마당’은 ‘미피’라는 토끼 캐릭터가 우리 풍속을 알려준다. 또 온 가족이 국악과 전통악기를 배워 보고 한지를 이용해 한복을 만드는 체험마당도 펼쳐진다.
제주에 위치한 테마파크 ‘워터월드’에서는 22일부터 26일까지 머드팩 마사지 행사인 ‘아름다운 얼굴 만들기’를 열 예정이다. 그간 함께하기 힘들었던 가족들이 추석을 맞아 서로의 얼굴에 머드팩을 발라 주는 자리로 제주 특산물인 화산석송이로 만든 머드가 사용될 예정이다.
○ 추석빔 입고 오붓한 가족여행… 리조트
“이때다”라고 외치는 아버지. 올해는 추석 연휴가 긴 만큼 그동안 잃었던 점수를 만회하기 좋은 기회다.
이런 아버지들을 위해 전국의 유명 리조트들은 ‘추석+가족여행’ 형태로 모습을 단장했다.
오크밸리, 한화리조트, 파인리조트 등이 마련한 기본 이벤트는 ‘전통문화 체험’으로 떡메 치기, 줄타기, 투호, 씨름, 송편 만들기 등을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여기에다 경기 양평군 한화리조트에서는 고구마 캐기와 가족 원예(토피어리) 이벤트가, 강원 원주시에 위치한 오크밸리에서는 ‘허브 쿠키 만들기’와 ‘알밤 줍기’가, 양평군 대명리조트에서는 ‘가족대항 윷놀이 대회’, 경기 용인시 파인리조트에서는 꼬마 임금님복, 부채춤 의상, 폐백 의상 등 옛 조상들의 전통의상을 입어 보는 ‘전통의상체험’이 각각 마련돼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한국관광공사 추천 명소 4選▼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추석 나들이 명소는 어디일까?
국내 여행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해 관광공사가 추천한 명소를
4개의 주제로 나눠 소개한다.》
1. 민속마을
하나 둘 잊혀져 가는 고향 풍경이 살아 있는 민속마을. 아이들과 함께 걷다 보면 이야기 보따리도 술술 풀린다. 전남 순천시 낙안면에 위치한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그런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명소 중 한 곳이다. 지금도 성 안팎으로 300명의 주민이 초가집과 기와집에서 살고 있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에 위치한 ‘아산 외암민속마을’은 마을 앞 반석다리를 건너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기분을 느낄 수 있다. 400여 년 전부터 형성된 충청도 고유의 전통양식인 ‘반가’(양반의 집)를 중심으로 아담한 돌담이 둘러진 초가집과 물레방아가 손님들을 반긴다.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안동 하회마을’은 가장 유명한 민속마을 중 한 곳. 특히 감나무가 자라는 담, 고래등 같은 기와집 등 한옥의 풋풋함을 느낄 수 있는 ‘고샅길’은 이 지역의 최고 명소다. 22, 23일에는 하회별신굿탈놀이가 진행될 예정이다.
2 . 드라마 촬영장
드라마 촬영장은 최근 명소로 떠오른 곳 중 하나로 사극 촬영지가 대부분이다. 현재 방영되는 KBS ‘대조영’ 세트장인 강원 속초시 장사동에서는 당나라 양식 건물과 관아 등 고구려 양식의 건물 수십 채가 들어서 있다.
드라마 ‘주몽’ 촬영지인 전남 나주시 공산면 ‘나주 삼한지 테마파크’, 충북 단양군 영춘면에 위치한 ‘단양 연개소문 세트장’ 등도 인기 있다. 최근에는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세트장인 제주시 구좌읍도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3 . 온천
원기 회복 장소로 어른들에게 인기 있는 온천은 최근 물놀이 테마파크 역할도 겸해 젊은이들도 많이 찾는다.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이천 테르메덴’은 한국 최초의 독일식 온천으로 유명하다. 약 429㎡(약 130평) 규모의 야외족탕, 닥터피시, 삼림욕 산책로 등을 구비해 놓았다.
충남 예산군에 위치한 ‘예산 덕산스파캐슬’은 가야금탕, 재즈탕, 클래식탕 등 음악과 온천을 함께 즐기는 ‘오감원’이 인기다. 온천뿐만 아니라 풀장도 마련돼 있어 파도와 함께 급류타기도 즐길 수 있다. 대나무숯사우나, 옥사우나 등 10여 가지 기능성 탕으로 유명한 전남 담양군의 ‘담양리조트 온천’도 명소.
4 . 달맞이 장소
추석 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보름달. 가을바람 부는 언덕에서 가족과 함께 소원을 비는 것은 ‘연례행사’이기도 하다. 임진왜란 때 3대첩 중 하나로 유명한 경기 고양시의 ‘행주산성’은 한강 야경과 어울려 신비롭다. 평소 오후 6시에 폐장하지만 달맞이 여행객을 위해 추석 때만 오후 10시까지 야간 개장을 한다.
부산 8경 중 한 곳인 부산 해운대의 ‘달맞이 고개’도 명소.
서울 근교 달맞이 장소로는 서울 광진구와 경기 구리시 경계에 위치한 ‘아차산’을 꼽을 수 있다. 285m에 오르면 서울시를 에워싼 산, 한강이 달과 함께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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