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을 모항(母港)으로 하는 1만 t급 대형 크루즈선이 내년부터 운항할 예정인 가운데 세계적 크루즈선사인 미국의 로열캐리비언인터내셔널(RCI) 소속 7만8000t급 초호화 크루즈선인 랩소디호가 내년 4월부터 부산항을 준모항으로 정기 기항한다.
▽남해안 크루즈=부산시와 ㈜팬스타라인닷컴은 20일 부산시청에서 부산을 모항으로 하는 남해안 크루즈 도입 및 터미널 설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부산과 일본 오사카(大阪)를 오가는 정기 여객선을 운항하는 팬스타라인닷컴은 10월 일본에서 300억 원짜리 1만 t급 여객선을 들여와 개조한 뒤 이르면 내년 1월 중순부터 부산에서 남해안 일대를 운항할 계획이다.
코스는 전남 완도와 여수, 제주, 경남 거제와 통영 등을 1박 2일 또는 3박 4일 동안 둘러보는 관광 상품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정원 700명 규모의 크루즈선은 객실과 연회장, 수영장 등 편의시설을 갖추게 되고, 운항 중에는 다양한 공연 등 승객들을 위한 각종 이벤트도 마련된다. 크루즈선 전용 부두와 터미널은 남구 용호만 매립지에 짓되 시가 행정 지원을 한다.
팬스타라인닷컴은 새로 도입하는 크루즈선을 주중에는 남해안 크루즈에 투입하고 주말에는 부산항 내 크루즈에 이용할 방침을 세웠다.
부산시 관계자는 “남해안을 운항하는 크루즈와 부산 내륙의 다른 관광 상품과 연계해 나간다면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산항을 크루즈의 허브항으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랩소디호 부산항 정기 기항=부산항만공사는 올 12월부터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무대로 정기 운항에 나서는 RCI 소속 랩소디호가 내년 4월부터 매년 6차례 부산항 국제크루즈터미널에 기항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항로는 상하이(上海)∼후쿠오카(福岡)∼부산∼제주∼상하이 5박 6일 코스와 상하이∼고베(神戶)∼후쿠오카∼부산∼제주∼상하이 6박 7일 코스 등 두 가지. 승선 요금은 코스와 객실에 따라 1인당 549∼1999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배는 그동안 부산항에 기항한 기존 크루즈와는 달리 부산항에 들어올 때마다 국내외 관광객 300여 명씩을 승선시키는 등 부산항을 준모항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어서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랩소디호는 미국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RCI가 보유한 21척의 크루즈선 가운데 한 척으로 총길이 279m, 최대 탑승객 수 2435명에 선내에는 온천과 수영장, 쇼핑센터, 카지노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RCI의 상징인 암벽등반 코스를 갖추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RCI 소속 크루즈선이 부산항에 정기 기항하기로 함에 따라 카니발, 스타 크루즈 등 다른 크루즈선사들도 부산항 정기 기항을 검토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유치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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