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코미디 ‘추석특수’ 없었다

  • 입력 2007년 9월 27일 02시 59분


서울은 ‘본 얼티메이텀’, 지방은 ‘사랑’.

외화 ‘본 얼티메이텀’과 곽경택 감독, 주진모 주연의 영화 ‘사랑’이 올해 극장가 ‘추석 대전’의 승자로 떠올랐다.

‘본 얼티메이텀’은 22∼25일 연휴 4일간 집계에서 서울관객 19만7000명, 전국 관객 58만8000명을 모아(12일 개봉 이후 전국 누계 135만 명) 서울 관객 수를 기준으로 하는 박스오피스 순위에서는 연휴기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0일 개봉한 ‘사랑’은 연휴 4일간 서울 관객 17만 명을 기록해 다소 뒤졌으나 전국 관객 수는 66만6500명으로 ‘본 얼티메이텀’을 앞섰다(20일 개봉 이후 전국 누계 90만2000명).

2001년 ‘조폭마누라’ 이후 2005년까지 5년 연속 한국 코미디가 추석 연휴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왔다. 그러나 작년에 ‘타짜’가 ‘추석=코미디’라는 공식을 깬 데 이어 올해도 코미디 대신 멜로와 액션이 결합된 ‘사랑’이 흥행에 성공했다. 또 2003년 ‘캐리비안의 해적-블랙펄의 저주’가 그해의 추석 흥행작으로 기록된 ‘오 브라더스’를 추석 연휴 기간에 잠시 앞섰던 데 이어 올해도 외화 ‘본 얼티메이텀’의 선전으로 ‘추석=한국 영화’라는 공식이 들어맞지 않았다.

올 추석 연휴에 한국 코미디 영화는 힘을 쓰지 못했다. 김상진 감독의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은 연휴 서울 12만 명으로 전국 누계는 103만8051명,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은 연휴 서울 10만1000명으로 개봉 이후 68만3000명을 불러들였다. ‘두사부일체’ 시리즈의 3편인 ‘상사부일체’(20일 개봉)는 연휴 기간에 서울 관객 9만400명에 그쳤다(전국 누계 51만3100명).

전반적으로 이번 연휴에 극장을 찾은 전체 관객이 줄었다. CJ엔터테인먼트의 황기섭 씨는 “작년에는 추석 전 토요일의 전국 관객이 80만 명에 육박했지만 올해는 70만 명도 안 되고 하루에 35만 명씩 들었던 ‘타짜’ 같은 대박성 영화도 없다”고 말했다. 극장가에선 추석 전후 개봉작 중 500만 명을 넘기는 영화가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화보]주진모 박시연 주연 영화 ‘사랑’ 제작보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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