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몬테카를로 발레단 ‘라벨르’ 내한공연

  • 입력 2007년 9월 27일 02시 59분


《세계적인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가 이끄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이 다음 달 내한한다. 2년 전 경기 성남시 성남아트센터 개관 당시 이 발레단은 유리 구두를 신지 않은 맨발의 ‘신데렐라’를 선보여 무용팬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다. 고전동화를 통쾌하게 비튼 파격적 작품이었지만 녹음된 음악에 맞춰 춤을 춘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번엔 지휘자 엘리아후 인발이 이끄는 150년 전통의 몬테카를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함께 내한해 모나코 양대 왕립예술단체의 오랜 호흡을 보여 준다.》

○ 정통 발레 추며 전형적 동화의 틀 비틀다

세계 최정상의 컨템포러리 발레단으로 꼽히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무용수들이 가장 입단하고 싶어 하는 무용단 중 하나다. 1993년부터 이 발레단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마이요 때문. 마이요는 ‘신데렐라’ ‘로미오와 줄리엣’ 등 클래식과 모던 발레 사이를 넘나들며 ‘고전의 재해석’을 시도해 명성을 얻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 선보일 ‘라벨르’는 차이콥스키가 작곡하고 마리우스 프티파가 안무한 ‘잠자는 숲 속의 공주’가 원작이다.

100년 동안 잠자는 공주가 왕자의 키스로 깨어난다는 것까지는 원작에 충실하다. 하지만 마이요는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라는 동화적 환상을 여지없이 깼다. 공주가 깨어난 후, 왕자의 어머니는 알고 보면 남자(!)인 데다 남편을 죽이고 공주까지도 뱀과 두꺼비가 넘치는 솥 안에 던져 버리려는 무시무시한 식인귀다. 전형적인 동화의 틀을 한껏 비틀면서도 춤은 낭만 발레의 진수를 보여 준다. 투명한 풍선 속에 갇힌 공주, 관능적인 파드되, 테크노 영상이 결합된 안무로 2001년 초연 당시 ‘니진스키 어워드’ 최고 안무상을 받았다. 2만∼15만 원. 10월 12, 13일 오후 7시 반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아트홀, 10월 17, 18일 오후 8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 “말러는 희망과 공포 담아낸 천재”

1856년 창단된 몬테카를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20세기 초 디아길레프와 ‘발레 뤼스’(러시아 발레단)가 선보인 다수의 초연작들을 위한 연주를 해 왔다. 이번 내한 공연에선 발레 ‘라벨르’의 연주뿐 아니라 ‘말러 스페셜리스트’인 지휘자 인발이 펼치는 단독 콘서트도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인발은 10월 15일 대전과 19일 성남에서 말러 교향곡 5번을 지휘한다.

40여 년 전부터 몬테카를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관계를 맺으며 지휘와 녹음을 해 왔던 인발은 번스타인, 하이팅크, 솔티, 시노폴리 등과 함께 세계적인 말러 스페셜리스트로 손꼽히는 지휘자. 1985∼86년에 출반된 인발 지휘의 프랑크푸르트 라디오 심포니의 말러 교향곡 전집은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다.

인발은 “말러는 교향곡 안에 자신의 인생과 사랑, 희망과 공포, 투쟁과 이상, 영원함에 대한 동경을 담아낸 천재”라고 말했다.

콘서트에서는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도 연주된다. 성남에서는 재독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대전에서는 백주영이 협연자로 나선다. 2만∼10만 원. 031-783-8000(성남), 042-610-2222(대전)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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