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외강내유’ 스타일이 그의 남다른 매력처럼 보였다.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인 한솔코리아오픈 출전을 위해 지난 주말 한국을 찾은 윌리엄스는 가는 곳마다 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26일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열린 팬 사인회.
행사 시작 30분 전부터 300명 가까운 팬이 몰려든 가운데 윌리엄스는 미소를 머금은 채 사인을 해 주며 악수와 기념촬영에도 기꺼이 응했다.
촬영: 김종석 기자
예정된 시간을 넘겨 경호요원들이 행사를 중단시키려 하자 그는 오히려 “남은 팬들에게 모두 해 주겠다”며 자리를 지켰다. 친절하고 세련된 매너는 쌀쌀맞은 느낌을 주던 여느 스타와는 달랐다.
세계 9위 윌리엄스는 추석인 25일 미국의 애비게일 스피어스(149위)와의 1회전을 2-0으로 가볍게 통과한 뒤 서울 시내 관광에 나섰다. 인사동에서 고미술품과 한국의 전통적인 장신구 등을 구경한 뒤 삼청동에서 식사를 하려 했으나 대부분의 식당이 쉬는 바람에 분식집에 들러 짬뽕과 김밥으로 허기를 채웠다. 통산 상금만 해도 1780만 달러가 넘는 그의 털털한 모습은 이색적이기까지 했다. 조만간 동대문시장과 같은 재래시장도 들를 계획이다.
이날 밤 윌리엄스는 서울 잠실의 한 호텔에서 열린 축하 만찬에서 행사가 진행된 2시간 내내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대회 스폰서에 대한 예의로 당연한 일이라는 게 그의 얘기. 이 자리에 참석한 김문일 전 테니스대표팀 감독은 “윔블던 챔피언과 사진 좀 찍자고 부탁했더니 뜻밖에 멋진 포즈까지 취해 줬다”며 고마워했다.
윌리엄스는 평소 “세계 넘버원 선수가 되더라도 교양이 부족하면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일레븐(11)’이란 브랜드를 출시했을 만큼 뛰어난 패션 감각도 돋보였다. 여자 선수로는 세계 최고인 시속 207km의 강서브를 앞세운 ‘파워 걸’로 유명한 윌리엄스는 알고 보니 아주 부드러운 여자였다.
한편 26일 열린 여자단식 1회전에서 ‘제2의 샤라포바’로 불리는 마리야 키릴렌코(세계 36위·러시아)는 김소정(세계458위·한솔제지)을 2-0(7-5, 6-3)으로 눌렀다. 이로써 단식 본선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한국 선수 3명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