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쓰지만 정확하게 정의 내리기 힘든 말이다. 한방 치료의 핵심인 기는 인간에게 존재하는 ‘생명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기 에너지가 심장, 간장, 비장, 신장 등 우리 몸속의 장기(臟器) 사이를 원활하게 돌아다녀야 한다. 기가 정체되면 몸이 무거워지고 움직이는 것이 귀찮아진다. 몸속에 불필요한 노폐물이 축적돼 살이 찌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신진대사 활동이 줄면서 필요한 에너지도 줄어들기 때문에 아무리 적게 먹어도 살이 찐다.
기의 정상적인 흐름을 방해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내부적으로 주요 장기들이 약해졌을 때 외부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의 흐름이 방해를 받는다. 같은 자세로 장시간 앉아 있어도 기가 잘 순환되지 않는다. 직장 여성이나 학생들이 엉덩이나 허벅지가 뚱뚱하고 배가 나오는 이유도 하체의 기 순환이 제대로 안 되기 때문이다.
기가 잘 돌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경락 줄기를 사람의 몸에 뚫려 있는 도로, 경혈점을 정거장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경락 줄기를 따라 기가 흐르고 경혈점에 기가 모였다가 흩어진다.
우리 몸에는 상체와 하체에 6개씩, 모두 12개의 경락 줄기가 있다. 경혈점은 경락 줄기를 따라 365개가 있는데 한의원에서 침을 놓거나 뜸을 뜨는 자리가 바로 경혈점이다.
기를 충만하게 하기 위해서는 경락과 경혈점을 자극하는 체조를 정기적으로 해 주는 것이 좋다. ‘황해공’과 ‘감비공’ 체조는 막힌 경락을 뚫어 몸에 쌓인 노폐물이 배설되도록 도와준다.
황해공 체조를 하려면 우선 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는다. 양손을 양 무릎에 올려놓고 목부터 허리까지 상체를 왼쪽으로 천천히 돌린다. 더는 돌릴 수 없을 때까지 돌렸다가 머리와 허리의 힘을 빼고 머리를 앞쪽으로 떨어뜨린다. 오른쪽으로도 같은 동작을 해 준다. 이 동작을 36회 반복한다.
감비공 체조는 기를 잘 돌게 할 뿐만 아니라 몸매를 예쁘게 만들어 주는 효과도 있다. 우선 몸 앞에 세 개의 원이 있다고 상상한다. 머리∼가슴에 첫 번째 원, 가슴∼무릎에 두 번째 원, 무릎∼발에 세 번째 원이 있다.
팔꿈치를 붙이고 두 손을 합장해 가슴 쪽으로 모은다. 합장한 손으로 머리부터 가슴까지 왼쪽으로 첫 번째 원을 그린다. 마찬가지로 가슴부터 무릎까지 왼쪽으로 두 번째 원을 그린다. 마지막으로 허리를 숙이고 무릎에서 발까지 왼쪽으로 세 번째 원을 그린다. 거꾸로 발목부터 머리 위까지 같은 방법으로 원을 그리며 올라온다. 이때 엉덩이는 손이 가는 방향과 반대인 오른쪽으로 밀어준다.
10회를 기본으로 하며 횟수를 조금씩 늘려 나간다. 손으로 원을 그릴 때 가능한 한 팔꿈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힘이 많이 들고 다이어트 효과도 있다.
이은미·대한한방피부미용학회 회장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