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규 시인은 말한다. ‘서울에서 속초까지 장거리 운전을 할 때/그를 옆에 태운 채 계속해서/앞만 보고 달려간 것은 잘못이었다’고. ‘침묵은 결코 미덕이 아닌데…/긴 세월 함께 살면서도 그와/많은 이야기 나누지 못한 것은 잘못이었다’고.(시 ‘서울에서 속초까지’에서)
자동차를 운전할 때 우리는 도착지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종종 우리는 목적지를 위해 여행의 과정을 희생하곤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바쁘게 늘 무엇인가를 하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은 평화롭지 않다. 시인이자 선승이며 평화운동가인 틱낫한은 그 까닭을 몸은 이곳에 있는데 우리의 마음은 과거를 생각하거나 미래의 일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살아 있기 위해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해야 한다. 기적은 물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푸른 대지 위를 걸으며 지금 이 순간의 평화와 아름다움과 만나는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마지막 도착지인 죽음과 무덤에 대해서만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가 진정으로 존재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문명 속에서 우리는 무의식적이고 기계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무엇이고 어디로 가는지를 잊곤 한다. 언제나 달리며 살아왔지만 아직도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한 채 허덕이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하나로 만들고, 지금 이 순간의 삶 속에 존재할 수는 없을까? 저자는 그 방법의 하나로 우리의 호흡을 자각하라고 한다. 자신의 호흡을 의식하는 그 순간 우리의 몸과 마음은 한곳에 모이게 되고 기쁨과 평화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논술의 궁극적 목표는 바른 삶을 이끌어내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자신을 존재하게 하고 진정한 행복과 만나는 일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이 책을 통해 잃어버린 나를 찾아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문재용 서울 오산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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