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세계적 개조도시”

  • 입력 2007년 10월 1일 03시 00분


“서울의 ‘개조타운(Makeover town)’에서 의사들은 ‘TV 드라마 주인공처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들어주고자 힘을 쏟는다.”

세계를 휩쓰는 한류 열풍 속에서 서울이 미용 성형수술의 세계적인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서울의 일부 지역은 성형외과와 환자들이 몰리는 개조타운’이라고 전했다.

성형수술을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의 국적은 요즘 가까운 중국과 일본을 넘어 동남아, 미국 등으로 다양화되는 추세다. 최근엔 중국인 환자의 수가 일본인을 앞질러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 성형수술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유로 한국 드라마의 높은 인기를 꼽았다. 아시아 곳곳에서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가 인기를 끌다보니 한류스타의 외모가 아름다움의 표준이 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턱뼈 축소수술을 받은 20세의 중국 여성은 “한국 여배우 김희선을 닮고 싶어 서울의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저렴한 비용과 뛰어난 의료기술도 외국인들의 구미를 당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성형수술 비용은 미국과 일본의 절반 수준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국 병원에서 쌍꺼풀 수술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은 1500달러(약 140만 원) 정도지만 미국에선 두 배 이상을 들여야 한다는 것.

높은 수준의 의료기술도 장점으로 꼽혔다. 성형 수요 급증으로 고소득을 노린 의사들이 이 분야에 대거 몰리고 경험도 축적돼 실력이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한국 성형외과는 여러 지점을 거느리고 해외에도 진출하는 등 기업화되는 양상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서울에만 4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중국 상하이의 개인병원 두 곳에 투자한 한 성형외과를 이 신문은 ‘성형 기업’의 대표적 사례로 소개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외적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의 풍토가 서울을 ‘개조타운’으로 만든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성형수술을 받는 환자의 연령대가 20, 30대로 낮으며 젊은 남성의 성형수술이 증가하는 점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의 성형외과 의사 수는 2000∼2005년 45.3%나 증가했으며 미국에서 성형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캘리포니아 주보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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