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경매에 관한 전문적인 스토리가 부족하고 사실과 다른 대목도 적지 않다.”
국내 최초의 미술 전문 드라마인 MBC ‘옥션 하우스’ 첫 회가 지난달 30일 밤 방송됐다.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첫 회 시청률은 6.6%로 다소 낮은 편이지만 “비교적 재미있었다”는 게 시청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미술 전문가들은 첫 회 내용에 대해 “미술 전문 드라마를 표방했음에도 내용에서는 전문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상황 설정이나 스토리 전개에 있어 미술시장의 현장과 다르거나 무리한 대목이 적지 않다는 말이다.
드라마는 반 고흐의 ‘가셰 박사의 초상’이 국내에 들어와 있다는 상황에서 시작됐다. 이 작품은 1990년 한 경매에서 일본인에게 8250만 달러에 낙찰됐지만 그가 죽고 난 뒤 행방불명된 상태. 그것이 국내 기업인이 소장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정한 것이다.
미술인들은 이에 대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괜찮은 설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받은 대목은 이 작품을 경매회사 직원들이 경매에 출품해 달라고 요청하는 과정. 경매회사 직원인 민서린(김혜리)이 소장자에게 경매에 출품해 달라며 미리 선금을 주는 장면, 오윤재(정찬)가 소장자에게 “가짜가 아니냐”고 약을 올려 진위 감정을 하도록 유도하는 장면은 실제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현실과 어긋났다.
신입사원 차연수(윤소이)가 청자를 들다가 떨어뜨려 깨뜨리는 대목도 작위적이었다. 청자를 깼으면 그에 따른 징계나 배상 조치가 뒤따라야 하는데 그런 내용이 없어 드라마의 박진감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미술품 경매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한 경매사는 “부정적으로 그려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했고 또 다른 경매사는 “내용이 현실과 많이 다르고 전문성이 떨어져 중간에 TV를 꺼버렸다”고 말했다. 경매사의 한 직원은 “첫 방송이어서 다소 우호적이었지만 2회부터는 도난 가짜 얘기가 계속 나올 예정이라고 하니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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