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은 1일 열린 4강전에서 강적 박영훈 9단을 205수 만에 흑 불계로 물리쳤다. 최 초단도 지난달 28일 이희성 7단을 누르고 초단의 ‘거침없는 하이킥’을 이어 갔다. 결정전의 승자는 윤준상 국수와 도전5번기를 치른다.
바둑계에선 6 대 4 정도로 이세돌 9단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경력이나 최근 성적 등 모든 면에서 이 9단이 앞선다는 것. 또 단판이라면 이변을 기대할 수 있지만 3번기라는 것도 부담이다. 새내기 초단이 막강 이 9단을 상대로 2판을 이긴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9단은 “국수라는 호칭을 듣는 것은 입단 전부터의 목표”라며 “그동안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아쉬웠는데 이번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바둑계에선 이세돌 9단의 바둑이 ‘물이 올랐다’고 말한다. 국내외 기전 6관왕과 아울러 올해 승률도 83.5%여서 그가 평소 입버릇처럼 말해 오던 ‘꿈의 승률 80%’를 처음 달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연승상(24연승)도 이미 예약했다.
그는 “올해 실력이 특별히 좋아진 것 같지는 않다”며 “어렵거나 나빴던 바둑을 역전해 이기는 경우가 많아 기세를 탔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승리의 유일한 복병은 과도한 대국 스케줄. 지난주 중국 바둑리그를 다녀온 뒤 1일 국수전 4강전을 뒀고 2일 조한승 9단과 명인전 결승전 1국을 벌인다. 이어 4일 맥심커피배, 5일 국수전 도전자 결정 1국 등 닷새 동안 4판을 둬야 한다.
한편 본선 시작 때만 해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 초단이 도전자 결정전까지 오른 것은 이번 기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그는 8강전인 박정상 9단, 4강전인 이희성 7단과의 대국에서 완승을 거뒀다. 최근 세계대회에서 활약한 한상준 박정환 초단과 함께 초단 돌풍의 삼각 편대를 이룬 것.
그러나 국수전 외엔 성적이 부진하다. 올해 21승 14패로 승률 60%를 기록하고 있다. 최 초단은 “제가 실리를 먼저 챙기는 기풍이어서 전투력이 강한 이 9단이 껄끄러운 상대인 것은 분명하다”며 “이 9단이 최근 둔 바둑을 중심으로 연구해 작전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도전자 결정 1국은 5일 오전 10시 한국기원에서 열린다.
51기 국수전… 205수 끝 흑 불계승
○ 박영훈 9단 ● 이세돌 9단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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