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불교복지협회 회장인 박삼중 자비사 주지스님은 1일 경남 사천시 용현면 선진리 조명군총(朝明軍塚·경남도 지정기념물 80호) 옆에서 이총 안치식과 위령제를 가진 뒤 이렇게 말했다.
이총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게 살해된 조선 군인과 양민 12만6000여 명의 코와 귀가 묻힌 일본 교토(京都)의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사당 앞의 무덤.
삼중 스님은 임진왜란 때 희생된 선조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1990년 4월 교토의 이총 봉분에서 채취한 흙을 한국으로 가져와 자신의 절에 봉안했다가 2년 뒤 이 흙을 조명군총 옆에 묻고 상석을 올렸다.
그러나 조명군총 성역화 사업에 발맞춰 이총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삼중 스님과 사천시문화원(원장 박동선)은 이날 조명군총 옆에 이총을 별도로 안치하고 비석을 세운 것.
조명군총은 정유재란이 한창이던 1598년 10월 1일 왜군의 기습공격을 받아 몰살당한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 7000여 명이 묻힌 무덤이다.
이날 행사에는 일한불교복지협회장인 일본의 가키누마 센신(枾沼洗心) 스님이 참석해 참회사를 하고 위령비에 헌화했다.
이총의 환국을 돕고 북관대첩비 반환에도 힘을 보탰던 가키누마 스님은 “원혼들이 고국에서 안식처를 갖게 돼 참으로 다행”이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양국 우호의 새로운 장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천=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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