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한 ‘퍼핏 애니메이션’이라는 애니메이션 장르에 도전하고 있는 나지인(27·사진) 씨의 동영상 손수제작물(UCC) ‘레퀴엠’이 최근 싸이월드의 UCC 코너 스테이지에서 화제다.
퍼핏 애니메이션은 인형을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 정지된 인형들에게 미세한 동작 변화를 주고 이를 한 컷 한 컷 찍은 뒤 다시 이어 붙여 빠르게 재생하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영상을 만든다.
나 씨의 퍼핏 애니메이션은 댓글의 대부분이 ‘무섭다’일 만큼 특유의 음울하고 무서운 분위기가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학 때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는데 팀 버턴 감독의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본 후 퍼핏 애니메이션에 완전히 빠져 버렸어요. 원래 누아르나 호러 판타지물을 좋아했거든요.”
본래 손재주가 좋아 구체관절인형이나 봉제인형 만들기를 즐기던 나 씨는 직접 인형과 인형 옷, 소품 등을 제작해 퍼핏 애니메이션 제작에 도전하기로 했다.
국내에는 자료가 전무해 외국 서적을 뒤지고 해외 작가들의 작품을 섭렵하며 제작 기법을 익혔다.
2001년 그렇게 시작된 작업은 무려 2년 6개월 만에 촬영과 편집, 효과 작업을 거쳐 5분짜리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했다.
“퍼핏 애니메이션 제작은 인내와 엄청난 노동을 필요로 해요. 직접 인형을 만들고, 수백만 장의 사진을 찍고, 또 동영상을 만드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려요.”
하지만 그 끝은 달콤했다. 이 작품은 최근에야 싸이월드를 통해 6000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누리꾼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지만 사실은 2004년 일본 도쿄단편영화제에 초청돼 상영했을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긴 시간을 두고 꾸준히 작품을 만들어 갈 거예요. 40, 50대가 되면 10번째 작품을 만들 수 있겠죠? 제대로 된 퍼핏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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