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 “여배우에 대한 환상은 조금만…”

  • 입력 2007년 10월 11일 2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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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진희가 “여배우도 다 똑같은 사람”이라며 환상을 깨주길 당부했다.

박진희는 11일 오후5시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여성의 사회활동’을 주제로 영화 ‘궁녀’의 김미정 감독과 함께 가진 초청 강연에서 이 같이 밝히고 “우리나라에서 여배우로 살기란 남자보다 훨씬 힘들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진희는 “여배우라면 다들 이슬만 먹고 사는 줄 아는데 모두 똑같이 밥 먹고 화장실에 간다. 평소에는 이렇게 꾸미지도 않는다”며 “그런 환상을 채워줘야 할 때 부담스러워 편한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려고 한다. 환상과 현실 사이의 수위를 조절하기가 어렵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특히 우리나라에선 연애를 해도 그렇고 여배우가 남자보다 훨씬 힘들다. 때때로 포기하고 싶은 적도 있었다”면서 “연기에 재능이 없는데 나만 좋다고 욕심 부리는 것 아니냐 자학하다 관둬야 되나 고민도 했다. 그럴 때 마다 저를 무척 자랑스러워하는 어머니가 곁에서 용기를 주셨다”고 말해 객석의 큰 박수를 받았다.

박진희는 또 “사회 생활하면서 느낀 남녀차별 가운데 여성에게는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화났다”며 “충무로만 해도 관객들 대부분이 여성인데 남성 영화가 훨씬 많다. 여자는 남자 이야기의 조연으로 나올 뿐 여배우가 여자 이야기를 할만한 자리가 없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화보]강단에 선 영화 ‘궁녀’ 의 박진희 김미정 감독 생생화보

“우리나라에서 10년간 여성과 남성이 어떤 일을 동등하게 했을 때 무슨 상황이든 결과적으로 여성이 손해 볼 것”이라는 박진희는 “제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10년간 배우 활동을 하면서 느낀 부분이다. 그래서 저보다 훨씬 연배가 많은 여배우들을 보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끝으로 박진희가 전하는 여성이 사회에서 성공하는 법 세 가지. 그녀는 “프로는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 하는 사람”이라며 주인정신과 책임감, 자신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프로가 되려면 주인정신을 가지세요. ‘궁녀’는 제가 단독으로 주연한 첫 영화인데 주인정신이 있으니 결과물에 대한 책임감이 생깁니다. 또 내가 주인이니까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자신감도 생기고요. 결국 이 세 가지를 갖고 계속 일하다보면 언젠가 남자보다 우위에 서고 정상에 오르지 않을까요.”

한편 이날 강연에는 300 여명이 넘는 여학생들이 몰려들어 강의실을 가득 채웠고 평소 밝고 명랑한 성격의 박진희는 재치 있는 입담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화보]강단에 선 영화 ‘궁녀’ 의 박진희 김미정 감독 생생화보
[화보]박진희 주연 영화 ‘궁녀’ 기자시사회
[화보]생기 발랄 배우 박진희의 생생 포토 콜렉션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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