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오늘 같은 밤’ 등 수많은 히트곡을 부른 가수 이광조(55·사진)가 데뷔 30주년을 맞아 무대에 오른다. 18일부터 3일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옆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리는 ‘그 남자 이광조 가을의 전설’ 콘서트에서다.
2000년 서울 중구 정동 세실극장에서 열었던 공연 이후 한국에서는 7년 만의 무대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서울을 오가며 살고 있는 그는 200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인들을 위한 콘서트를 열었다.
11일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이었다. 못 알아볼 뻔했다는 기자의 말에 “예전보다 25kg 정도 살이 불었다”며 이젠 지하철을 타도 사람들이 잘 알아보지 못한다면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했다.
“전 가수이지 연예인이 아니에요. 요즘 가수는 프로페셔널보다 만능 엔터테이너를 지향하죠.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그러는데 그래서 가수의 가치는 더 떨어지는 게 아닌가요. 난 그짓은 안 해요. 죽어도…. 돈 벌려면 다른 일을 하지.”
홍익대 미대 출신인 그는 제대 후 평화봉사단에서 노래를 부르다 1977년 가요계에 데뷔했다. 무대에 설 자신이 없어 매번 앨범을 내고 도망갔다고 데뷔 당시를 회상한 그는 “한 번도 가수가 되리란 생각을 해 보지 못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시작했어요. 하지만 이젠 음악은 제 삶이고 전 제 삶을 부르는 영락없는 가수예요”라고 말했다.
당시 트로트와 포크로 양분되던 가요계에서 그가 들고 나온 발라드는 흔치 않은 장르였다. 하지만 ‘사랑을 잃어버린 나’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 등 이제 그의 곡들은 젊은 가수들에 의해 숱하게 리메이크 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선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상처’ 등 히트곡과 추억의 팝송도 선보인다.
“단 열 명이 제 무대를 보러 온다고 해도 절대로 잊히지 않는 쇼를 보여 주겠다”는 그는 공연을 끝내고 새 앨범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02-2011-1994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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