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69>新竹高於舊竹枝, 全憑老幹爲扶持

  • 입력 2007년 10월 15일 03시 01분


新竹(신죽)은 새로 난 대를 가리킨다. 於(어)는 비교를 나타내며 ∼보다의 뜻이다. 舊(구)는 오래되었다는 뜻이다. 오래된 것, 즉 옛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枝(지)는 초목의 가지를 뜻한다. 갈라져 나간다는 뜻도 있고 흩어진다는 뜻도 있다. 枝葉(지엽)은 가지와 잎이다. 또 요지와 무관하거나 주요하지 않은 부분을 가리키기도 하고, 부속되거나 종속된 사물을 가리키기도 한다.

憑(빙)은 의지하거나 기댄다는 뜻이다. 幹(간)은 줄기나 기둥 또는 근본이나 주된 것을 뜻한다. 基幹(기간)은 기본이나 기초가 되는 중요한 부분을 뜻한다. 扶(부)는 돕다 또는 떠받친다는 뜻이다. 持(지)는 원래 손에 쥐어 가진다는 뜻이다. 돕거나 보호한다는 뜻도 있으며, 지키거나 유지한다는 뜻도 있다. 扶持(부지)는 받쳐 유지시키거나 부축하고 도와준다는 뜻이다. 여기의 爲扶持(위부지)는 받쳐서 유지시킴 또는 그런 존재가 됨을 뜻한다.

제자와 후배가 스승과 선배보다 더 뛰어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런데 그것은 흔히 선배나 스승이 도와주고 받쳐주어서 가능한 경우가 많다. 靑出於藍而靑於藍(청출어람이청어람·푸른빛은 쪽에서 만들어지지만 쪽보다 더 푸르다)이라며, 제자가 스승보다 더 뛰어난 경우를 인정하고 칭찬한다. 그러나 여전히 쪽이 없이는 그렇게 푸를 수 없다. 새로운 역량의 출현과 성장은 이전 역량의 기초 위에서 그 부축과 도움을 받아 이루어지는 것이다.

새로운 역량은 이전의 역량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동시에 이전의 역량도 새로운 역량을 받쳐주고 돕는 것이 자연의 도리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鄭板橋(정판교)로 더 잘 알려진 鄭燮(정섭)의 ‘新竹(신죽)’이라는 시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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