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한류 주역들 숨은 끼 보여드려요”

  • 입력 2007년 10월 15일 03시 01분


‘청담-압구정 패션축제’ 준비 디자이너 조성경 씨

“2주간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링거까지 맞았어요.”

13일 개막돼 19일까지 계속되는 제1회 ‘청담 압구정 패션축제(CAFF)’ 추진위원장인 디자이너 조성경(37·여·사진) 씨는 요즘 연일 강행군이다. 그는 패션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컬렉션 무대에 4번이나 오른 해외파다.

“1년 전부터 서울 강남구 도시계획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다 맹정주 강남구청장에게서 축제를 맡아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한국에선 주로 업계 관계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수준이지만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꾸미고 있습니다.”

강남상공회의소 주관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국내 패션 ‘특구’로 불리는 청담동과 압구정동에서 7일간 게릴라 패션쇼 형태로 열린다. 13일 오프닝 쇼는 조 씨가 지난달 말 2008 봄·여름 파리 컬렉션에서 선보인 ‘로맨틱 레트로’ 스타일 의상으로 꾸며졌다.

신인 디자이너 패션쇼부터 비보이 쇼와 어린이들의 패션 백일장(15일), 대학생 패션쇼(19일)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에메랄드빛 원피스를 입은 그는 “국내 패션은 해외 명품 일색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면서 “이 축제에서 한국 디자이너들의 감춰진 끼를 일반인도 보고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 씨는 “나는 유행에 민감하기보다는 익숙하고 낡은 것에서 소재를 찾는다”면서 “지난달 파리 컬렉션에서 선보인 1920, 30년대 한복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은 패션이 유럽인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어릴 적 코코 샤넬을 보고 디자이너의 꿈을 키웠다는 그는 “올해 파리 컬렉션에 디자이너 정욱준 씨가 신인으로 소개될 정도로 ‘패션 한류’가 조금씩 일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매년 10월 강남구와 함께 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을 무색하게 하는 답변이 돌아왔다.

“삼겹살과 소주를 즐길 수 있는 여유가 그립지만 이런 경험은 돈 주고도 할 수 없잖아요?”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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