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위원회는 “허 화백은 33년간 1000여 권(400여 작품)을 창작했고 작품마다 혼신의 힘을 쏟는 작가정신으로 국민에게 만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가치를 심어 줬다”며 “예리한 판단력과 철저한 준비를 통해 완벽한 작품을 발표했으며 특히 식객의 경우 치밀한 사실묘사 등 한국 음식문화를 빛나게 한 공로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고바우 만화상은 한국 현대 만화의 선구자인 고바우 김성환(75) 선생의 업적과 작가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001년 제정됐다. 그동안 이홍우(2001년), 이현세(2002년), 박수동(2003년), 김우영(2004년), 황미나(2005년), 이두호(2006년) 씨 등이 수상했다.
수상 소식을 들은 허 화백은 “이제까지 제가 받은 크고 작은 상 중에 가장 좋았던 상은 만화가 선배들이 준 ‘자랑스러운 후배 상’인데 생존해 계시는 만화가 중 최고 원로이신 김성환 선생님이 주시는 상이라 더 의미가 깊다”며 “식객은 아직 이야기하지 못한 것이 많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데까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여수시 출신인 허 화백은 1974년 소년한국일보 신인만화작가로 당선되면서 작가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오 한강’ ‘아스팔트 사나이’ ‘비트’ ‘미스터 큐’ ‘타짜’ 등 그가 그린 만화들은 큰 인기를 누렸고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으로 제작됐다. 또한 ‘오늘의 우리 만화상’(2003년) ‘대한민국만화대상’ ‘부천국제만화축제 만화대상’(이상 2004년) 등 굵직한 만화 관련 상을 대부분 수상하며 당대 최고의 만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만화가로서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만화 그리기 시작한 이래 원대한 목표를 생각해 본 적이 없으며 원대한 무언가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도 이룬 게 없고 앞으로도 이룰 게 없다”며 “단지 작가로서 한 작품, 한 작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뿐”이라고 답했다. 시상식은 다음 달 5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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