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가 물에 떠 있는 모습을 닮아 오리섬이라 불렸고 새들의 먹이가 많아 겨울에는 철새가 많이 날아왔던 곳. 꽃섬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웠던 섬. 20, 30대 중 난지도를 이렇게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1978년부터 서울시가 난지도에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한 탓이다. 그 뒤 난지도는 오로지 냄새 나고 지저분한 쓰레기 처리장으로만 통했다.
요즘 어린이들은 어떨까. 어린이들에게 난지도는 풀과 나무가 우거진 공원이다. 1993년부터 서울시는 난지도 되살리기 사업을 시작해 이제는 50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가 사는 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어린이 중에는 난지도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밑에 쓰레기가 묻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친구도 많을 것이다.
난지도의 고약한 냄새와 쓰레기 먼지에 덮여 죽어 가던 슬픈 과거와 예쁜 자연공원, 초록빛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기까지 과정을 생생히 소개했다. 시대에 따라 난지도의 모습을 한눈에 보여 주는 삽화가 인상적이다.
자연을 해치는 일이 얼마나 무서운지, 자연을 되살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어린이들이 자연스레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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