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자비]전진하는 자에게만 파도가 있다

  • 입력 2007년 10월 25일 03시 03분


삶을 산다는 것은 어쩌면 시련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인지 중국 채근담에도 ‘시련을 맞아 좌절하면 지옥을 맛보고, 시련을 맞아 극복하면 천국을 맛본다’는 말이 있다. 성경도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낸다’(야고보서 1장 3절)고 기록하고 있다. 아직 연말까지 조금의 시간이 남아 있지만 2007년의 삶을 반추해 보면 시련의 연속이었다고 고백하는 이가 꽤 많을 것이다. 한국 교회 역시 시련 속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지금으로부터 꼭 100년 전 한국 기독교는 길이 기억될 만한 놀라운 부흥의 역사가 있었다. 1903년 원산에서 시작된 부흥의 불꽃이 1907년 평양에서 커다란 불길로 타올라 오늘의 한국 교회가 세워질 수 있는 놀라운 일을 경험한 것이다.

100년 전의 한국 기독교 역사는 부흥이 단순히 개인적 신앙과 교회적 부흥의 차원에 머물지 않고 사회의 변화와 개혁을 일으킨 놀라운 사건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암울했던 1900년대 초반 민족의 역사 속에 한국 교회는 민족의 소망이 되었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했다.

대부흥 100주년을 맞이한 2007년 한국 교회는 길이 기념해야 할 100년 전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그 기념의 노력 속에서 기쁨과 더불어 많은 열매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2007년 한국 교회는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도 더불어 겪었다. 그리고 그 시련 속에 사회로부터 여러 가지 요청도 함께 받게 되었다. 실례로 사회와의 원만한 의사소통을 위해 어떤 대안적 자세를 가져야 할지, 통일시대를 앞두고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할지, 그리고 사회 양극화 현상과 고통 받는 이웃들을 어떻게 섬겨야 교회 본질에 충실한 것인지….

2007년 한국 교회의 현실은 분명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자화상이다. 그러나 ‘전진하는 자에게만 파도가 있다’는 격언을 기억하며 한국 교회가 더욱 성숙해지기 위해 여러 가지 시련이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이제 곧 한국 기독교는 종교개혁 490주년을 맞이한다. 다시 한 번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종교개혁의 원리가 한국 교회 내에 살아나 시련을 통해 더욱 건강하고 성숙한 공동체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배태덕 목사 서울성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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