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81>耳中常聞逆耳之言, 心中常有拂心之事

  • 입력 2007년 10월 3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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耳(이)는 귀를 가리킨다. 常(상)은 언제나의 뜻이다. 聞(문)은 듣는다는 뜻이다. 또 들어서 알다 또는 그 지식을 뜻하며 소문이나 명성을 뜻하기도 한다. 냄새를 맡는다는 뜻도 있다. 逆(역)은 거스르다 또는 어기다의 뜻으로, 逆耳之言(역이지언)은 귀에 거슬리는 말이다. 또 맞이한다는 뜻도 있으니 逆旅(역려)는 나그네를 맞이하는 여관이다.

拂(불)은 여기에서는 거스른다는 뜻으로 앞의 逆(역)과 통한다. 拂心之事(불심지사)는 마음에 못마땅한 일을 가리킨다. 拂(불)은 털다 또는 닦는다는 의미이다. 치거나 때리다 또는 스친다는 뜻과 옷을 걷는다는 뜻이 있다. 拂耳(불이)는 귀에 거슬린다는 의미와, 귓가를 스치다 즉 들은 적이 있다는 의미가 있다. 拂衣(불의)는 옷을 걷어붙이며 격분한다는 뜻도 있고, 옷의 먼지를 털고 은거한다는 뜻도 있다.

언제나 듣기 좋은 말만 듣고, 언제나 만족스러운 일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덕행에 도움이 되는 것은 귀에 거슬리는 忠言(충언)이라고 하였듯이 듣기 싫은 말이 비로소 자기 발전에 유익하다. 또 세상에는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열 가운데 여덟아홉이라고 했는데, 어려우면 깊이 사려하게 되고 편안하면 태만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마음에 차지 않는 일은 피할 수 없지만 태만에 따른 위험을 방지할 좋은 장치가 된다.

洪自誠(홍자성)은 이르길, 듣기 좋은 말만 듣고 마음에 드는 일만 있다면 그것은 강한 독극물에 생매장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보통은 거슬리는 말은 훌훌 털어버리고 싶고 여의치 않은 일에는 원망이 일고 사기가 꺾인다. 그것이 오히려 기꺼이 듣고 간직해야 할 것인데도 말이다. ‘菜根譚(채근담)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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