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고 3명 깜짝 번역

  • 입력 2007년 10월 31일 03시 00분


반창현 김신 군과 최은솔 양(왼쪽부터)이 지난해 조지 필랜더 교수 연구실을 방문했을 당시. 필랜더 교수는 책 서문에서 “원본에서 발견된 몇 가지 실수까지 교정한 훌륭한 한국어 번역본이 나왔다”고 칭찬했다. 사진 제공 민사고
반창현 김신 군과 최은솔 양(왼쪽부터)이 지난해 조지 필랜더 교수 연구실을 방문했을 당시. 필랜더 교수는 책 서문에서 “원본에서 발견된 몇 가지 실수까지 교정한 훌륭한 한국어 번역본이 나왔다”고 칭찬했다. 사진 제공 민사고
세계적 석학 필랜더 교수의 ‘지구 온난화 비밀’ 출간

“우리가 번역한 책이 세상에 나온다니 신기해요. 고생도 많이 했지만 뭔가 새로운 세상을 연 듯한 기분입니다.”

10대 고등학생 3명이 해양대기학계에서 영향력 있는 학자로 손꼽히는 석학의 책을 번역해 출간했다. 민족사관고등학교 국제계열 3학년인 김신 반창현 군과 최은솔 양이 그 주인공.

이들이 번역한 책은 조지 필랜더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의 ‘지구 온난화의 비밀’(민사고). 세계적 이슈인 지구 온난화의 과학적 원리를 포괄적으로 설명한 책이다.

“1학년 때 번역을 결심한 뒤 점심시간과 주말을 이용해 한 발씩 나갔어요. 번역하다 의견이 안 맞아 다투기도 하고 빡빡한 일정에 마음고생도 했죠. 하지만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큽니다.”(김 군)

이들은 1학년 김정무 교사의 지구과학 수업을 듣던 중 온난화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반 군은 “‘빙하가 녹는다’ ‘지구 온난화가 위험하다’는 보도는 자주 나왔으나 그 이유를 자세히 알려 주는 기사가 없었다”며 “궁금증을 시원히 풀어 준 이 책을 접한 뒤 다른 이들도 쉽게 볼 수 있도록 번역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열정에 저자인 필랜더 교수도 기뻐했다. 지난해 미국 수학여행 중 직접 만난 필랜더 교수는 “한국의 뛰어난 어린 과학자(superb young scientist)”라 극찬하며 흔쾌히 번역을 허락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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