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땀이 선사하는 감동 살린 육상선수 주인공 성장소설

  • 입력 2007년 11월 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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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 바람이 되어라(전 3권)/사토 다카코 지음·이규원 옮김/1권 232쪽, 2권 272쪽, 3권 384쪽·각 권 1만 원·노블마인

‘H2’나 ‘슬램덩크’를 보고 가슴 설렌 사람이 많다. 고교생이 스포츠를 통해 땀 흘리며 꿈을 이뤄 가는 과정을 담은 이 만화에는 순수한 감동이 있었다.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는 스포츠를 소재로 삼은 성장소설이다. 작가 사토 다카코가 스포츠만화에 푹 빠져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소설로 써보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의 소망이 성취된 이 소설은 일본에서 200만 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소설의 스포츠는 400m계주. 주인공 신지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지만 빠르게 달리기만 잘할 뿐 공 다루는 건 젬병이다. 축구선수가 되지 못해 우울해 하던 신지는 육상부에 가입하면서 새롭게 꿈을 찾는다. 신지가 착실하게 달리기 기초를 배우고, 체력 다지기와 러닝 훈련을 통해 기록을 쌓아가며, 마침내 전국 대회를 앞둔 최종 예선에 이른다.

신지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렌이 우정을 나누고 경쟁하는 모습도 그려지고, 사춘기의 신지가 육상부의 여학생을 좋아하기도 하며, 가족에게 문제가 생겨 섬세한 마음이 다치기도 한다. 누구 하나 악역을 맡지 않았는데도 이야기에 긴장감이 있는 것은 스포츠라는 소재 자체가 싸우고 극복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성장 드라마의 공식을 충실하게 따랐지만 전 3권이라는 방대한 분량이 지루하지 않게 술술 넘어가게 쓴 이야기의 구성력이 돋보인다. 작가가 4년 동안 공립학교 육상부를 오가면서 인물과 현장을 꼼꼼하게 취재한 덕분일 것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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